감귤 브랜드 매니저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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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을 살리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이 감귤 브랜드 매니저를 키우는 것이다. 브랜드 매니저는 기획, 생산, 마케팅, 홍보까지의 전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1인 마케팅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몇 가지 방법으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한다.

첫째는 기술적 우위에 있는 제품에 브랜드 자산을 더하는 것이다. 바로 인텔, 소니, 삼성전자의 애니콜과 같은 경우이다. 인텔은 컴퓨터에 광고비의 일부를 내면서 ‘인텔 인사이드’라는 로고를 부착하여, 소니는 ‘소니다움(ソニ―らしい)의 표방’이라는 기본개념을 도출하여 성공하였다.

1990년대 초에 ‘삼성 휴대폰’은 점유율 10% 내외의 평범한 제품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1994년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을 강조하면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 휴대폰에 브랜드 개념을 첨가하였다. 불과 1년 만인 1995년 8월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던 모토로라를 제치고 업계 정상을 차지하였다.

둘째는 기술보다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경우이다. 과거에 시계는 얼마나 정확한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패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스위스는 정밀 시계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시계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저렴한 노동력과 대량생산 방식을 무기로 한 일본과 홍콩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였다.

이에 ‘스와치’는 젊음, 스포티, 세련, 클래식의 4종류로 제품군을 나누고 시계 디자인으로는 파격적인 색상을 도입하였다. 이제 ‘스와치’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의 기능이 아니라 수집가들이 관심을 보이는 ‘소더비’ 경매 대상이 될 정도이다.

셋째는 기술에 이미지를 더하는 경우이다. 담배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말보로’는 강력한 느낌을 주는 빨간색으로 디자인을 설정하고 무려 50년간 같은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스틱바와 같은 빙과류에 호두 같은 고급재료를 사용한 ‘호두마루’를 개발하여 2년도 되지 않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30대 브랜드 매니저가 기획하고 만든 것이다.

불과 1년6개월 만에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CJ의 ‘팻다운’은 건강과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체지방 감소음료가 뜰 것이라고 예상한 40대 초반의 브랜드 매니저의 작품이다. 그는 그 전에 ‘컨디션’이라는 숙취해소 음료를 개발한 사람이다. 한 사람의 브랜드 매니저가 회사에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한 것이다.

성공하는 모든 기업은 브랜드 매니저의 역할을 중시한다. 브랜드 매니저에게는 파격적으로 권한을 주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운다. 따라서 브랜드 매니저는 제품 개발, 시장환경 조사, 소비자 행동분석, 마케팅 전략 실행, 성과 측정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관리한다.

감귤에도 브랜드 매니저가 필요하다.

감귤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트랜드를 파악하고, 품종 개발의 방향을 설정하고, 불로초와 같은 브랜드 네이밍을 담당하고, 디자인 패키지를 개발하고, 광고전략을 세우고, 판매경로를 개척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감귤만 만들어 상자에 넣는다고 소비자가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이든 농협이든 감협이든 감귤 브랜드 매니저를 키워 감귤을 산업적인 상품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감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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