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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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던 아폴로 눈병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폴로 눈병의 유래는 1960년대 말로 거슬러 간다.

심한 눈물과 눈곱, 통증,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인 이 병은 미국의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1969년 미국에서 크게 번지자 우주선이 달에서 병원체를 지구로 옮겨온 게 아닌가 하는 설이 돌면서 이름이 붙여졌다.

여름철 수영장 등에 다녀온 후 걸리는 경우가 많아 ‘수영장 눈병’으로도 불리우는 아폴로 눈병은 올해의 경우 유달리 극성을 부려 전국 초.중.고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지경에까지 이르게 했다.

올해 아폴로 눈병이 기하학적으로 늘어난 원인 중에 소위 신세대가 즐겨 쓰는 ‘엽기’적인 요인이 끼어 있어 충격을 준다.
학생들 사이에서 눈병 옮기기가 크게 유행한다는 게다.

아폴로 눈병에 걸린 학생이 눈병에 걸리지 않은 친구들의 눈을 만지거나 껴안아 눈병을 옮기는 것은 장난이고 눈병에 걸리지 않은 학생이 눈병에 걸린 학생들과 접촉해 일부러 눈병을 옮긴다는 것이다. 눈병에 걸린 학생의 옷이나 가방 등을 만져 자신의 눈에 비벼댄다.
심한 경우 감염된 친구의 눈물을 만져 자기 눈에 갖다대거나 눈썹을 뽑아 붙이기도 한다고 한다.

학부모인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볼 때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상황이다.
허나 청소년들이 왜 그토록 눈병 옮기기에 열중했는가를 찬찬히 따져 본다면 무작정 탓할 일만은 아닌 듯 싶다.

가장 큰 이유는 눈병에 걸리면 결석 처리없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이다.
과중한 학교수업 부담과 학원이다 등등에 시달리다 보니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눈병을 육체적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게다.

눈병 옮기기에 대한 도덕성 문제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은 더 이상 그들의 관심사가 아닌 것이다.

한 현역 교사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청소년들의 이 같은 눈병 옮기기 현상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아폴로 눈병이 물러갈 즈음이면 우리 자녀들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하는 병이 이 사회에 번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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