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에 돌아온 ‘문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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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산지천에 경골(硬骨) 어류인 ‘문절망둑’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다.

황갈색의 날렵한 몸매에 날개같이 큰 지느러미, 옆구리의 5~6개 검은 무늬가 점점이 아름다운 망둥어과에 딸린 어종이다.

다 자라면 20㎝가 넘고 냇가나 강어귀에 살아 포구(浦口) 주민들과 매우 친숙하다.

옛 글에는 문절어(文 魚)라고 하는데, 우리는 흔히 ‘문절이’라고 불렀다.

산지천에 이 문절이가 얼마나 많이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문절이를 낚는 낚시인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산포조어(山浦釣漁)의 도원경으로 이끌리는 듯하다.

더구나 문절이는 은어와 함께 냇가 어귀의 대표적인 식용어류로, 그 친숙성으로 인해 문화적인 가치는 가히 최고급이라 할 만하다.

제주시가 1995년부터 복원을 시작하여 2002년에 복원을 완료한 ‘산지천 대역사’가 이제 그 진수의 의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관계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고자 한다.

다른 한편으로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제주문화의 발상지가 산지천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 수계(水系)는 꼭 우리가 복원해야 하고 또 반드시 생태와 환경을 되살려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상기하면서 산지천의 물과 생태에 대한 조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산지천의 복원은 단지 오염된 생태와 환경을 복원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 전통과 사상, 주민의 삶을 포함한 모든 문화유산의 환경을 복원하는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산지천에 지금도 생활하수가 직접 방류되면서 점차 오염되고 있고 수계의 상류에서는 독성물질이 여과되지 않고 내려오면서 동.식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절이가 산지천에 돌아오고 있음은 산지천의 복원이 ‘완성’이 아니라 아직도 계속돼야 할 절반의 복원이었으며 남수각 시영주차장에 이르는 구간의 복원이 하루속히 추진되어야 함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는 산지천에 돌아온 문절이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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