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영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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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아직도 국가간 이념적인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매스컴과 인터넷의 영향으로 언어적인 측면은 영어라는 매개체가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인 흐름 속에 영어는 세계어로 위치를 굳혀가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언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교육에 대한 재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지난 6월 교육부가 주관하는 ‘영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해외연수’차 북유럽 몇 나라의 교육기관에서 연수를 받았다. 연수결과가 의미가 있었기에 토론과 연수내용 일부를 지면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

방문국 중 독일의 학교 방문은 어느 나라보다도 유익하였다고 생각한다. 덴마크나 스웨덴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한국과 닮았다. 처음 방문한 프랑크푸르트의 ‘유로파 슐레’의 교장선생님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너무 늦기 때문에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가르친다고 했다. 2개 이상 외국어를 구사하는 학생의 지적 수치가 1개 외국어를 구사하는 학생보다 월등하다고 하면서 다중언어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영어수업을 ‘영어에 자연스런 노출’이라는 기본원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교사의 평가권’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영어 방송에서는 더빙(dubbing)보다 모국어 자막(subtitle) 처리로 24시간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영어에 자연스런 노출이 영어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새로 출범한 EU 체제에서도 한국처럼 영어열풍에 사로잡혀 있으며, 영어교육이 국가정책의 주요 과제로 부상해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TV 공영채널에서 자국어가 있는데도 대다수 프로그램이 영어로 진행되며, 가수들도 가능한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독일에서 영어수업은 교사의 유창한 영어로 하는 것은 물론, 일부 과목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고 있었다. 영어는 자존심 강한 전통의 나라들인 유럽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과 영어수준이 비교되는 것은 우리 학생들의 언어적 재능 탓도 아니고, 학습량 부족도 아니다. 학교 차원을 벗어나 상당부분 국가와 사회에서 영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관심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위 선진국의 영어교육 현실을 살펴볼 때 우리 영어교육도 변해야 산다. 우선 영어가 국가의 경쟁력 확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전환이 급선무다. 그리고 각종 방송매체에서도 영어 방송시 모국어 자막처리를 통해 최대한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 영어 원어민 교사 채용에서 한국어 구사능력을 요구하는 채용 조건을 첨가해야 학교에서 원어민 활용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영어교육자에 대해 영어권 국가에서 일정기간 어학연수를 반드시 실시하여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영어 캠프’나 ‘영어 마을’ 등을 통해 학생들이 배운 영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친영어적인 인프라가 조성될 때 제주도는 영어에 대한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국제자유도시로 가는 청신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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