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과 관광산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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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지난 4일 새벽 그리스로부터 기다리던 낭보가 들려왔다. 제주도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것이다. 지난 2002년 생물권보존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이번에 지질공원 인증을 통해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3관왕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이 여러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느끼면서 11일 G20 회원국의 관광장관협의체인 T20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도 관광분야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T20 회의는 경제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한 관광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 2월 회의에서는 고용창출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이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세계적으로 7500만개의 일자리를 직접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 및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일자리 창출에서 큰 역할을 한다면 제주도의 일자리 걱정이 없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서 안타깝다. 최근 올레길 개발 등으로 제주관광이 새로이 평가되면서 제주를 찾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5년 이후 연평균 6.8% 증가한 관광객이 올해에는 700만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그런데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취업자 수는 200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관광산업 성장의 고용창출 효과는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왜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관광인력시장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관광객 증가로 인력이 부족한데도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고, 구직자들은 관광산업의 일자리가 단순업무 위주의 임시직이 많고 계절·경기변동에 따른 불안정성도 높다고 기피하고 있다.

즉 ‘구직난’과 ‘구인난’이 공존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주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그동안 도내 관광산업의 고용창출에 부응한 인력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제주도는 섬이라서 제주의 일자리를 타지에서 충원하기 어렵고 도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나가기도 쉽지 않은데 이는 지역의 인력수요에 맞춘 인력양성체계 확립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광산업의 성장이 고용확대로 이어지려면 일자리 공급과 인력양성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특히 고급인력이 많이 양성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제주관광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의 질도 함께 높이는 윈-윈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고의 요리를 싸구려 접시에 담아내지 않듯이 세계가 인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박리다매식 눈요기 거리로 팔아서야 되겠는가?

의료관광, 생태관광, MICE산업 등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을 강화하고 고소비층 집객력이 높은 카지노 유치도 여건이 유리할 때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업들로 관광개발 로드맵을 작성하고 그 계획에 맞추어 전문 고급인력을 양성하여 공급하는 관광인력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연자원의 보고로 인정받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더욱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제주는 어느 지역보다도 축복받은 지역임에 틀림없다. 지금부터라도 먼 훗날을 생각하는 혜안으로 제주관광 미래를 설계해 나간다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일자리 확보를 넘어 세계의 중심 관광지로서,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제주가 자리매김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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