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비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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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고 지루하던 열대야를 비껴내며 2004 아테네 올림픽의 열기가 연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6일 밤 남자유도에서 이원희(한국마사회.73㎏이하급)가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등 한국 선수들의 투혼이 눈부시다.

오늘 제주 출신 선수들이 나란히 ‘신화의 땅’ 아테네 무대에 오른다. 먼저 안수경(17.경기체고 3)이 오후 3시 25m 권총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15일 10m 공기권총에서 공동 10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방아쇠를 곧추세웠다.

제주의 역사 김수경(19.제주도청.63㎏급)도 오후 7시 바벨 하나에 의지한 채 메달에 도전한다. 김수경은 어려운 가정형편 등 역경을 딛고 태극마크를 단 만큼 기대가 벌써부터 남다르다.

▲물론 이들 앳된 소녀들의 이번 첫 아테네 도전은 처음부터 어려운 싸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들은 비인기종목이라는 냉대 속에서도 남모르게 피나는 훈련을 통해 사력을 다하는 투지를 배웠다. 2000 시드니 올림픽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제주 출신으로는 8명의 선수가 도전했을 뿐이다. 이 중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재일교포 오승립이 남자유도 은메달을 딴 것이 메달로는 유일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문화를 꽃피웠다. 바다의 물거품에서 태어난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화처럼 그리스의 문화는 바다에서 잉태됐다.

▲제주신화에서도 여신들이 등장한다. 탐라국을 개국한 고양부(高梁夫) 삼성신화의 세 명의 공주에서부터 거인으로 대변되는 설문대할망, 농경의 여신 자청비 등 가히 여신들의 땅이다. 강인하고 당찬 제주 여성의 기질도 이들 여신에게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농경의 여신 자청비의 이야기는 출생에서부터 파란만장한 삶이 하늘과 땅과 서천꽃밭을 무대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옥황상제에게 씨앗을 얻어 사람들에게 농사 짓는 법을 가르쳐준 자청비는 곧 대지의 상징이다. 고난과 위기 돌파에 강하다. 또 남다른 승부욕과 모험심이 뛰어나다는 특성도 함께 지녔다고 한다.

이 같은 자청비의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신화의 또 다른 땅, 아테네에서 제주 낭자들의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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