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과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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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보 제주은행 부행장>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덩달아 주가, 채권가격, 원화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강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그만큼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환율 하락세는 지난 금융위기로 잠시 급등했던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3월 2일 1570.30원이었던 것이 2009년 12월 30일 1164.50원으로 405.80원(25.8%)이나 급락하여 마감되었고, 올해 들어 3월 31일 1131.20원, 9월 30일 1140.20원, 10월 8일에는 1120.20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이러한 환율하락 현상은 금융 위기로 잠시 급등했던 환율이 국내경제의 조기안정과 더불어 기초가 튼튼한 한국경제의 구조를 제대로 평가한 외국자본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하락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은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수출상품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국내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 수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뿐인가 수입상품 가격이 낮아지면 소비재 수입이 늘어나게 되고 덩달아 부분별한 해외여행까지 증가되어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하지만 환율하락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수출 등에 악영향을 초래하지만 환율하락은 곧 원화가치를 높여주는 만큼 원화환산외채가 감소되어 국내 기업들의 외채상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재무적 안정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입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의 제품원가는 낮아지고 생산성은 높아져 소비와 투자증대를 통한 내수 진작 유도로 고용안정과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환율이 낮아지면 수입물가가 하락하고 이로 인해 국내물가가 안정되어 소비자 물가가 내려가면서 서민생활에 안정을 주게 된다는 양면성의 진리를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일정 부분 경제 성장률도 하락하지만 서민 경제에 크게 반응하는 물가도 맞물려 하락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이 5%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2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에서는 우리의 주변 수출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나 중국의 위안화 가치변동에 대한 환율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결국 환율하락은 단기적으로 수출 증대 측면에는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지만 물가안정과 내수 진작에는 긍정적 효과를 주는 만큼 인위적인 환율시장 개입 보다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해외시장 개척과 지원, 그리고 해외 수요분석, 아울러 수출품의 품질 경쟁력 제고에 더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출 정책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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