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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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이사벨리타 페론(79)이다. 무용수였던 그녀는 1960년 파나마에 망명 중이던 페론 장군을 만나 세 번 째 부인이 되었다.

1973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페론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됐다. 1974년엔 페론 대통령의 사망에 따라 뒤를 이어 국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하지만 극단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나라가 거덜 나면서 1976년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다.

세계는 지금 지구촌 역사상 17번째의 여성 정상(총리 포함) 탄생을 앞두고 있다. 저 멀리 브라질에서 집권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후보가 오는 10월31일 결선투표 당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세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 만들기를 다룬 SBS수목드라마 ‘대물’이 뜨고 있다. 지난 방송의 일부를 인용해 본다. 주인공 서혜림(고현정 분)의 남편은 방송사 카메라기자로 아프가니스탄 촬영을 갔다 납치된 뒤 피살된다. 서혜림은 이를 가슴에 묻고 국회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는 절절하게 포효한다.

“우린 대체 누굴 믿고 살아야 합니까? 내 아이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이 나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나라 없는 백성도 아니고,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게 죄입니까?” 언제 다시 들어도 막힌 가슴이 뻥 뚫리듯 통쾌한 감동의 명대사다.

▲그러나 드라마 ‘대물’이 뜨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오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과 이해득실 따지기에 분주하다.

그래도 서혜림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는 설정은 가슴 설레게 한다. 물론 ‘안방불패’의 신화를 써가고 있는 고현정이 카리스마 넘치는 혼신의 연기는 뜨거운 반응이다.

그러나 비전도 희망도 없는 현실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이 드라마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점이야말로 인기비결의 본질이다. 또한 이 드라마는 여성 대통령에 대한 한국사회의 금기나 편견을 깰 것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정치권은 시대정신을 잘 읽어야 한다.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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