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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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제주관광대학 부총장/논설위원>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공짜로 주어지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말과 시간이다. 시간은 활용하기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고, 말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며 그것이 곧 인간관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옛날 어느 시골 장터에 ‘김돌쇠’라는 이름을 가진 백정이 고기를 팔고 있었다. 하루는 두 젊은 선비가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선비가 “어이~ 돌쇠야! 쇠고기 한 근만 팔거라”며 한 근을 샀고, 또 다른 한 선비는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나 나이 지긋한 사람에게 함부로 말하기 민망해 “김서방, 나도 쇠고기 한 근만 주게나”라며 예의를 갖췄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똑같은 한 근인데 누가 봐도 첫 번째 젊은 선비에게 준 고기보다 두 번째 선비에게 준 고기가 곱절이나 될 만큼 분량이 많았다. 그것을 본 첫 번 선비가 대뜸 큰소리로 “야! 이 백정 놈아, 왜 사람을 차별하느냐”며 따지자 푸줏간 주인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 그거야 손님보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판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선비님에게 고기를 판 사람은 백정이었고, 저 선비님에게 고기를 판 사람은 김서방이었으니 고기 분량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살아가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생각없이 불쑥 던진 말 한마디로 오해가 생기고, 분쟁이 일고, 평지풍파가 일어나는 상황을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곤 한다.

말 때문에 오래 쌓아온 공든 탑이 한 번에 우르르 무너지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세치 혀를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말, 상대에게 희망을 주고 격려하는 말을 한다. 반면에 실패한 사람들은 질책하고 원망하는 말, 포기하고 핑계 대는 말을 많이 한다.

에모토 마사루는 그의 저서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서 ‘사랑해요’, ‘감사해요’라는 말을 들려준 물에서는 광채를 내는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이 나타났고, ‘바보’, ‘악마’와 같이 부정적인 말에는 물의 결정 중심의 검은 부분이 주위를 공격하듯 불규칙적이고 불안한 형상을 띤다는 사실을 8년 여에 걸친 실험결과로 밝혀냈다. 더욱이 사람의 몸은 70%가 물이라 하지 않는가. 이는 좋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한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욕설, 막말은 결국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는 걸 실감케 하는 사례다.

인간이 동물과 다름은 함께 사는 방법을 아는 지혜로움이다. 작은 잘못도 모두 ‘내 탓이오’라는 너그러운 마음과 함께 분위기에 맞는 말을 하자.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말을 해야 한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와 같다’고 했다.

최근 지상파방송 3사가 ‘아름다운 청소년 언어 지키기’ 협약식을 갖고 범국민적인 언어순화 캠페인을 벌인다고 한다. 즐겁고 유쾌한 한마디 말이 하루를 빛나게 하고, 칭찬과 사랑의 말 한마디가 우리사회에 믿음과 신뢰의 씨앗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 아침, 나는 어떤 말로 하루를 시작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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