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의 진화, 그리고 제주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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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 국내여행업분과위원장>

직업상 출장이 잦다보니 뭍나들이가 가끔은 싫증이 날 때도 있지만, 막상 공항에 나가보면 또 가벼운 설레임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여행에 대한 욕구가 인간의 본능이라는 말에 동의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능이라는 여행욕구가 대중화된 것은 19세기 무렵이라고 한다. 이전까지의 여행은 상류층들이 교육·문화적 교양을 쌓거나, 종교적 목적의 순례를 위해 교통, 숙박의 불편함을 견디고 때로는 치안부재, 사고, 전쟁 등으로 생명까지 담보하며 치러졌던 통과의례였다. 이러한 여행양식은 19세기 철도의 발달과 토마스 쿡이라는 영국인에 의해 오늘날의 패키지 여행형태가 만들어지면서, 특권층만의 전유물이었던 여행이 계층의 벽을 허물며 대중관광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또한 1970년대 점보제트기 시대의 개막은 국제여행의 확산을 불러왔고, 1990년대 정보기술의 혁신은 수요자와 공급자간 정보격차를 해소하면서 관광유통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관광의 변화와 진보는 새로운 산업을 출현시키고 지역의 면모를 변화시켰다. 대중관광의 서막을 연 패키지여행은 여행업이라는 산업을 탄생시켰다. 패키지여행 목적지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건설되고 교통업, 숙박·음식업 등의 발전으로 그 지역의 산업구조가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국제관광의 확산으로 지구촌 곳곳은 관광개발의 열기에 휩싸였으며, 대규모 관광자본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IT에 기반한 정보기술 혁신과 교통수단의 발전, 소비자의 욕구변화는 전통적인 관광유통구조를 허물며 관광산업의 유통구조 혁신과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이라는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변화와 진보의 흐름 속에서 제주의 관광산업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연간 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 변모했고, 이에 따른 숙박·교통·도로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무엇인가 허전하고, 제주관광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목소리가 여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요, 관광사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이자, 과연 우리가 변화하는 관광트렌드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기대와 우려, 의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관광을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식하고,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관광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업종을 키우고, 제주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산업화시킬 수 있는 신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관광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관광진흥기금 등 관광산업자금을 확충하는 등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정책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지난해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이 8 36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원지역 언론들은 과연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 수의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강원도를 찾으면서 쓰레기만 넘쳐난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강원도의 현실을 우리도 냉정히 바라보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누가 고부가가치 관광객인지를 따지기 전에 우리의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함으로써, 제주의 관광산업이 진정한 생명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관광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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