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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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시’는 제주의 재래식 화장실을 말한다.

적어도 1970년대 까지는 도 전역에 걸쳐 전통적 통시로서 엄연히 존재했다.

이로 인해 일련의 농업 재생산 활동이 활발했음은 물론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人糞)은 자연스럽게 돼지 사료가 됐다.

제주토종 돼지가 ‘똥돼지’란 별명이 붙게 된, 제주의 독특한 돼지 사육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키운 돼지는 경조사(慶弔事)에 필수품으로 듬직한 살림밑천이 되었다.

더구나 돼지 배설물과 쓰레기는 기름진 퇴비로서 활용가치가 대단했다.

이렇듯 통시는 단순한 화장실 기능에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이후 미관상. 위생상 문제가 대두되면서 통시는 소멸돼 갔다.

지금은 극히 일부만이 제주의 특수한 사례로 그 관광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통시를 이용할 때 가장 두려웠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밤중에 이용할 경우가 가장 문제였을 것 같다.

통시 자체가 집안에서 볼 수 없는, 담장 외진 구석 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시에는 무서운 귀신이 나타난다는 말도 많았다.

그 것도 비가 촉촉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심야엔 통시 가기를 아예 포기해야할 정도였다.

집안 어른을 대동하고도 너무 무서워 “아버지”, “어머니”를 부르고 또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설사가 나는 경우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볼일 보는 밑바닥 쪽에 들이 민 까만 털의 돼지가 넓은귀와 머리를 푸드득 흔들어 대는 순간엔 어김없이 반신욕을 해야 했다.

*이제 제주의 통시를 바로 보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는 ‘현대판’ 통시를 부활하자는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통시가 반드시 없어져야할 부끄러운 유산이 아니라고 말한다.

생태계의 순환적 원리를 응용하며 생태적 삶을 살았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장년층 세대들도 이에 거든다.

경지의 비옥도를 높이는 퇴비생산에서 예전에 통시의 존재가 막강함을 느끼고 있다 한다.

(사)한국화장실협회가 오는 8~10일 제주도내 아름다운 화장실 연수 투어에 나서게 된다.

학계, 공무원 등 100여명의 전국 연수단은 과연 제주의 통시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상당부분 제주도민의 생활문화적 지혜가 녹아있는 유산으로 통시를 이해하지 않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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