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살기 좋은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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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종합개발과 제주국제자유도시,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

이들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모두 정부 차원의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제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자 ‘잘사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미래 청사진을 담고 있는 발전계획이라는 데 있다.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이 1994년 시작되고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올해 마무리되는 지난 16년간 쏟아 부은 투자비만 20조원이 넘는다.

그만큼 막대한 자본이 투자돼 분야별로 각종 개발사업이 집중 추진된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제주는 과연 살기 좋아졌으며, 2010년 지금 제주는 살기 좋은 곳인가.

삼성경제연구소와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1차 중간보고서’의 주민설문 분석 결과에서 이에 대한 의미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7월 유효 표본 10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도민 설문에서 응답자의 72%는 “제주는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응답했으며 60.7%는 “제주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제주는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응답은 54.8%로 그쳐 실제 체감 만족도는 낮았다. 용역 연구진은 “정주공간으로서 제주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자부심을 표출하고 있으나 다른 지역과 비교할 경우 주관적 만족도는 다소 낮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자긍심에 비해 실질적인 체감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세부 항목별 조사 결과를 보면 “일자리 부족”(58.3%)과 “현재 소득 불만족”(37.7%)에 대한 응답이 높아 경제적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해석하면 국제자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대규모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 등의 경제 발전 파급 효과를 도민 상당수가 직접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국제자유도시 사업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효과 없다 29.9%, 보통 48.5%)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제주도 발전을 주도해온 청사진마다 이 같은‘치명적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01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 당시 도종합개발계획으로 추진된 관광개발의 주민 혜택 여부를 설문 조사한 결과 51.5% ‘없음’, 29.6% ‘보통’ 등으로 혜택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올해 국무총리실에서 도민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정책 성과와 지역 발전 기여도, 민원 서비스 등에서 60%를 밑돌면서 미흡 평가를 받았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결과는 민선 제5기 도정 운영과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에 있어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다시 말해 도민들은 변화된 지역 발전모델을 갈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과 소득 등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이득을 주면서 성장잠재력도 키워나가는 지역 성장 선순환 모델이 그것이다.

물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이에 앞서 중요한 것은 도민들에게 ‘제주는 살기 좋은 곳’이라는 자신감과 믿음을 확신케 하는 계획과 실천 의지다.

도민들이 진정 ‘살기 좋은 제주’라고 웃으며 말하는 시대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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