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이대론 안된다
제주해경, 이대론 안된다
  • 김경호
  • 승인 200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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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경의 취약성에 대한 국정감사의 지적은 백번 옳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양정규, 민주당 고진부.김영진 의원 등은 한결같이 “제주해경은 방대한 해상 경비구역에 비해 대처 능력이 매우 미약하다”고 질타하면서 이에 대한 시정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는 마땅히 국감(國監)의 지적사항을 수용해야 한다.

사실 지금 제주해경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장비 등 총 병력(兵力)은 그들의 활동영역을 감안할 때 형편이 없는 실정이다.
근년에 한.중, 한.일 어업협정이 체결되면서 제주해경이 담당해야 할 해상 경비구역은 제주도 면적의 135배나 될 정도로 광활해졌다.

이로 인한 외국 선박의 영해 침범과 불법조업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실제 적발된 영해침범.불법조업만 해도 제주.전남 해역에서 2000년 23건이던 것이 2001년에는 65건으로 3배에 가깝다.

올해 상반기만도 71건이나 돼 전국의 74%를 차지하는 엄청난 건수다.
실제 적발된 사례가 이 정도라면 해경의 병력 부족으로 적발해내지 못한 영해 침범이나 불법조업까지 계산에 넣을 경우 어느 정도 바다의 무법행위가 성행하고 있는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뿐이 아니다.
마약 해상 밀매와 밀수, 밀입국자 등의 단속도 해경이 해야 할 중요 업무다.
그럼에도 현재 제주해경이 보유하고 있는 함정은 3000t급 1척, 1500t급 2척 등 3척뿐이며, 구난 헬기라야 1대에 불과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격납고조차 없어 태풍과 폭우 때는 1대뿐인 헬기마저 다른 지방으로 피난가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함정.헬기 등 장비가 이 수준인데 인력인들 제대로 갖춰 있을리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제주해경의 병력으로 바다 주권과 어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해적.마약 등 해상치안을 확립하며, 유사시 동중국해와 일본 해역까지 구난활동을 제대로 벌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부는 국감의 지적을 듣는 것으로 끝나지 말아야 하며, 한나라당.민주당 의원들도 국감장에서 떠드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제주해경에 대해 함정과 헬기, 그리고 인력을 충분히 확충해 주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
항차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에 그러할 필요성은 더욱 배가 된다.
화순 해군부두는 그 다음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