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향의 제45회 정기 연주회는 온통 가을빛이다. 이번 정기 연주회는 27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과 10월 1일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두 차례 열린다.
가을을 빚을 대표곡은 김규현의 ‘현악 합주를 위한 모음곡’, 차이코프스키의 ‘슬픈 세레나데 작품 26’,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c단조 작품 35번’과 ‘교향곡 제5번 d단조 작품 47’ 등.
김규현의 작품은 서울 세종로의 건물을 모델로 해 현대 도시의 건물들을 음형화(音型化)한 춤 모음곡이다. 독일의 16세기 무곡인 ‘아르망드’, 프랑스의 유쾌한 춤곡인 ‘쿠랑트’, 스페인의 16세기 무곡인 ‘사라반트’, 영국의 빠른 무곡인 ‘지그’ 등 5악장으로 돼 있다. 수평과 수직을 교차하는 선율이 관람객에게 다소 불편을 줄 수 있지만, 제주시향이
가을을 여는 작품으론 도전할 만한 곡이다. 연주시간은 15분. 국내 초연곡이다.
김규현은 한국음악평론가협회 회장이며, 서울신학교 교수이다.
‘슬픈 세레나데’는 슬픔과 따뜻함이 교차하는 늦가을의 레퍼토리로 적격이다.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 작품 28’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 시립음악원 교수인 알렉산더 아렌코프가 협연한다. 러시아 태생인 아렌코프는 1962년 폴란드 비예냐브스키 국제콩쿠르와 1965년 러시아 올 유니온 국제콩쿠르에서 우승, 기량을 인정받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은 가을 하늘처럼 명징하고 투명하다. 그 투명성 때문에 꽤 고난도의 기량을 요구, 여간한 연주가가 아니면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곡을 올해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피아노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2월 귀국한 서귀포 출신 피아니스트 이경애씨가 협연한다.
김규현의 창작곡은 문예회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은 서귀포에서만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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