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
  • 한문성
  • 승인 200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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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대 제왕 및 군신의 언행록을 기록한 서경에는 우리가 흔히 쓰는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나온다.

모든 일을 그 각각에 따라서 착실하게 준비를 해두면 무슨 일이 닥쳐도 대비를 할 수 있고 일에 대한 대비가 돼 있으면 그만큼 걱정거리가 없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도 남이 어떤 일을 닥쳐 허둥지둥하거나 미처 준비가 안 돼 낭패를 볼 경우에는 유비무환의 정신이 없어서 그런다고 핀잔을 주곤 한다.

준비성을 갖춘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이 있고 이러한 자신감의 발로는 모든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바로미터가 된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조선 선조 때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 ‘10만 양병설’을 주창한 율곡 이이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우리의 역사는 새롭게 변했을 것이다.

바로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반증하는 하나의 교훈이 아닐까 싶다.
최근 우리나라의 최고 화두는 북한측이 내놓은 신의주 경제특구 조성 계획이다.

북한은 최근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신의주 특구에 독자적인 입법.행정.사법권과 토지 개발.이용.관리권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기본법’을 제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본법에는 신의주 특구를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조성하고 2052년 말까지 토지 개발.이용.관리권을 부여해 외국자본 투자를 유도하고 기업의 경제활동 여건을 보장토록 명시돼 있다고 한다.

북한은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신의주 특별행정구 초대 행정장관에 네덜란드 국적의 화교인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을 임명하는 등 발빠른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분석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현재 신의주 경제특구에 대한 구체적 구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등 정보의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지만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를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고 기업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는 동북아 중심도시로 발전시킴으로써 국가 개방거점으로 만들고 제주도민의 소득과 복지를 향상시킨다는 목표 아래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푸둥, 홍콩, 싱가포르 등 국제도시와 영종도, 인천 송도, 부산항, 광양만 등 국내 경제특구와의 경쟁에다 신의주까지 합세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주 경제특구에 대해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 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국내 6개 지역에 경제특구를 지정하면서 제주국제자유도시보다 더 나은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소극적 대응밖에 하지 못했던 제주도가 또다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물론 신의주 경제특구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업계획을 보면 신의주도 다른 경제특구와 마찬가지로 추구하는 목적 자체가 비슷해 제주도와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국내외 경제특구 및 국제자유도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방안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준비가 돼 있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