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방재 및 안전에 대한 근원적 대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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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영 제주한라대학 건축디자인과 교수>

지난달 1일에는 부산에 있는 우신골드스위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고, 17일에는 인천에 있는 송도갯벌타워 건물에 화재가 일어났다.

이 두 건물의 화재에 놀란 지방자치단체들은 관내에 소재한 고층건물의 화재 점검에 일제히 돌입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본부도 고층건축물 화재사고 사전 예방을 위해 제주도내 고층건축물 대표자 등 관계자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소방본부장은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화관리자와 위험물안전관리자의 업무수행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비상구를 포함해 출입구에 장애물을 적치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건축물 주변 불법 주·정차 행위는 유사시 초동진압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건축물의 방재 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보다 근원적 대책은 없는가 생각해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웬만히 아픈 것에는 병원에 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감기만 걸려도 쪼르르 병원으로 달려간다. 심지어 아프지 않아도 미리 병원을 찾아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우리가 타는 자동차도 매년 안전점검을 받고 제때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건강을 챙기고 오래살기 위해 애쓸 만큼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물은 정기적으로 방재 및 안전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는가?

유명한 건축가이자 엔지니어인 마리오 살바도리는 “건축물이란 설계될 때 임신하고, 지어질 때 태어나고, 서 있을 때 살아있고, 나이가 들거나 불의의 사고로 죽는 것이 사람과 같은 이치다”라고 했다.

건축물은 인간과 같이 수명이 있어 정기적으로 관리점검을 하지 않으면 수명이 단축되거나 화재 등 여러 요인에 의하여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건축물은 한번 지어지면 영원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이는 매우 안일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건축물 관리는 벽지를 새로 바르거나, 페인트를 새로 칠하거나, 마감재를 바꾸거나 하는 정도다. 정작 건물은 속에서 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건축물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건물의 외관이 아니라 건물 수명과 관련된 콘크리트의 균열, 철근 부식, 설비 배관이나 전기시스템, 방재 등의 문제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러한 건축물 관리점검은 우리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자동차 안전점검을 받는 것처럼 자주 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전문가에게 정기적으로 점검받아야 할 것이다.

건축물 관리점검의 부실은 곧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져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번 두 화재 사건을 통해 건축물은 설계, 공사, 감리 등의 건축과정 못지않게 준공 이후의 관리점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보여 줬다.

건축물 방재 및 안전에 대한 대책은 보다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

약은 약사가 환자는 의사가 보듯이, 건축물은 건축전문가가 관리하여야 한다. 해당 건축물의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 건축물의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건축물을 관리점검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관련 법령에 제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건축물도 인간과 같이 아껴주고 보듬어줄 때 오래오래 살면서 우리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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