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 서울수복을 회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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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울수복 52주년이 되는 날이다.
필자는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수도서울 탈환작전에 직접 참가한 학도병으로서 9.28 서울수복을 회고하며 이 글을 쓴다.

1950년 6.25동란은 우리민족 사상 유례없는 동족상잔의 참극이었다. 수백만 국민들이 숨을 거두었고 수도 서울을 비롯한 전 국토의 90% 이상이 북한 공산군 치하에서 신음해야 했다.

6.25 남침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되었고, 10여 일 만에 우리 제주도와 가까운 목포, 여수까지 점령당하였다. 북한 공산군의 군화발에 제주도가 짓밟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를 지켜보던 제주도내 학생들은 비분을 참을 수가 없어 18~19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펜 대신 총”을 외치며 군에 지원하였다.
국가 위기상황에 처해 여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3000여 명의 제주청년 학생들은 해병 3.4기에 지원했고 해병대 주력부대로서 인천상륙작전과 수도 서울 탈환작전에 참전했다.

인천상륙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상륙작전을 방불케 하는 수륙 양면 작전으로 맥아더 장군의 지휘하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계속 진격하여 수도 서울을 수복함으로써 남한 일대에 몰려들었던 공산군의 후방을 차단,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제주의 학도병들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악전고투 끝에 3개월 동안 공산치하에 있던 수도 서울을 탈환한 기쁨, 글로 표현할 수 없다.

서울 시민들은 어디에 감추었다가 들고 나온 것인지 손에 손에 태극기를 흔들면서 환호하던 모습, 자유대한을 찾은 기쁨의 표현이라 할 것이다.
당시 서울시민과 국민들이 “장하다, 용감하다, 잘했다”고 외치던 그 함성… 잊을 수가 있으랴!

제주학도병은 해병대를 실질적으로 키운 초석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귀신잡는 해병, 무적해병이라는 명예로운 애칭으로 오늘날 빛나고 있는 것이리라.
반세기가 흐른 지금 ‘국가안보’라는 절대명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최근 화순항 해군부두 건설 계획이 도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제주도가 추진중인 평화의 섬, 국제자유도시로의 추진, 지역민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 문제의 핵심이 ‘국가안보와 지역이익과의 상관관계’에 있다고 본다.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태어나서 살아 온 이곳 제주도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평화의 섬으로 추진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해군이 ‘국가안보’를 위해 반드시 해군부두 건설이 필요하다면,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란 국가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그 어떠한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이기 때문이다.

해군측에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화순항에 해군부두를 건설하려는 것이 어느 한 사람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닌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선의의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떠한 국가정책에 반대를 하는 것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임에 틀림이 없다.
또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반드시 비판을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바로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

“평화의 섬이기에 군사기지는 결사반대한다”식의 국가안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반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과거 우리가 힘이 없었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이 외침을 당했던 뼈아픈 역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의 자위능력조차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평화는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아이와 같은 것이다.
오늘 9.28 서울수복일을 맞아 52년 전 이곳 제주도에서 출정한 학도병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대한민국 안보를 한번쯤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해군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성숙된 제주민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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