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삶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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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늑대」라는 책은 ‘순록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인간을 해치기까지 하는 늑대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순록은 늑대에 먹힐 위험을 피해 목초지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한다. 당국은 순록을 보호하기 위해 늑대의 개체수를 대폭 줄였다. 그런데 순록은 시름시름 생기를 잃어갔다. 위험이 사라지자 그들은 긴장이 풀어졌고 더 이상 달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어부들은 정어리를 잡아오는 어선의 수조에 메기를 몇 마리 넣는다. 메기는 정어리의 천적이다. 이 불필요한 동거가 예민한 정어리를 죽이지 않고 부두까지 싱싱하게 데려오는 비결인 셈이다.

모순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스트레스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다. 다소 과장해서 말하면 생존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모두 스트레스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스트레스란 넓은 의미로 움직이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 즉 인간의 활동 모두를 말하며 우리는 그런 스트레스에 대한 대가로 영양소를 지불한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서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을 가져가는 도둑이다. 환언하면,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스트레스는 그만큼 조직으로부터 더 많은 영양분을 가져간다. 또한 극심한 스트레스는 수분대사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수분이 부족한 세포는 더 빨리 영양부족 상태가 되는데, 왜냐하면 혈관이 좁아져서 조직에 양분을 가진 수분을 많이 공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치명적인 수분부족과 영양결핍에 시달린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다음 스트레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신속하게 재생되지 못하므로 수분대사의 균형이 깨어지고 조직이 혹사당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몸이 피곤하고 나른해진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혈관벽의 압반사가 동맥의 압력을 높여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면서 많은 양의 피가 좁아진 혈관을 통과케 한다. 그러면 세포에 있는 아드레날린(adrenaline) 수용체, 호르몬계 전체가 우리의 몸을 깨우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일의 수행력을 높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관들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스트레스로 지친 몸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인 방법은 취침 전에 물을 1 ∼ 2잔 마시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신 물은 물질대사에 절반 이하로 사용된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계인 교감자율신경이 물과 영양분이 조직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에는 스트레스계의 길항체인 부교감자율신경이 우리의 기관을 지배함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느려지며 뇌활동도 줄어든다. 그 대신 장운동은 활발해지고 혈관이 확장되어 수분과 그 속에 녹아있는 유기물질들이 세포 속에 더 많이 흡수된다. 따라서 아침이 되면 몸 상태가 더 좋고 상쾌함을 느낀다.

스트레스는 삶의 추진력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것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축적시키지 말고, 이것을 쉽게 풀 수 있는 지혜를 축적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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