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가루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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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수확의 기쁨으로 몸도 마음도 넉넉한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작 우리의 경제상황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특히 증권에 투자한 소시민들, 소위 ‘개미군단’은 예고없이 다가온 주가폭락에 피땀어린 재산이 물거품처럼 꺼져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는 미국이, 국제적인 지지도 별로 받지 못하는 가운데 생화학무기를 보유했다는 중동의 어느 나라와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행기 테러 이후 ‘백색가루’로 알려진 탄저균 테러는 이미 미국인 몇 명을 죽인 데 그치지 않고, 별로 상관도 없는 우리나라의 수 많은 ‘개미’들을 울리고 있으니 그 영향이 결코 작다할 수 없겠다.

작은 요구르트 한 병은 80㎖로 한 입에 털어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 한 병에는 약 400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것이 탄저균이라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탄저균의 수가 100개 이내로 알려져 있으므로, 약 4억명의 어른을 죽일 수 있는 양이 된다.

탄저균은 소세지 모양의 세균으로 줄사탕처럼 줄을 지어 증식한다.
그러나 증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아니라면, 곰이 겨울잠을 자듯 동면에 들어가는데, 이 때 단단한 작은 구슬처럼 모양이 변한다. 이것을 포자라 부른다.

이 포자는 매우 안정적이서 자외선이 차단된 흙 속에서라면 40년, 아니 100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량의 흙을 수집하여 배양하면 한두 개의 탄저 포자를 얻을 수 있고, 그 놈을 증식시키면 많은 수로 불릴 수도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탄저균 테러에 사용된 Ames라는 균주 역시 미군 전염병연구소에서 수십 년 전에 ‘Ames’라는 지방에서 분리하여 연구용으로 여러 연구소와 대학에 보급한 균주이다.

탄저균의 독성은 균주에 따라 다양한데 테러에 사용된 Ames가 감염동물의 절반을 죽게 하는 양(반수치사량)이 Ames가 49~175개로서 탄저균 중에서 최강의 독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Ames가 연구용으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어 입수하기 쉬웠을 것이라는 점과, Ames와 NH 균주만이 기존의 백신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예방이안 된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테러집단이 이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탄저균 포자는 원래 요구르트와 비슷하게 베이지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편지를 이용한 테러에 사용된 포자는 대부분 백색을 띠고 있었는데, 이는 미세한 습기제거제 실리카 때문이다.

이렇게 실리카를 넣는 이유는 편지를 뜯을 때 포자가 공기 중에 잘 날려서 코로 들어가기 쉽게 해주고, 허파꽈리 속으로 깊이 침투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실리카는 낱개의 작은 포자가 덩어리 지는 것을 막아 코로 흡입되는 것을 도와주고, 세균 포자보다 커서 먼저 발견됨으로써 우리 몸의 1차 방어선인 대식세포를 유인하여 세균의 침투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침투한 세균을 잡아먹어야 할 대식세포를 실리카가 죽임으로써 증식을 도와준다.

대식세포의 수가 줄어듦으로써 면역세포 간 정보 전달이 늦어져 다른 면역반응과 항체생성도 어려워진다.
또한, 백색의 편지봉투를 사용함으로써 수신자의 눈에 잘띄지 않게 하여 의심하지 않고 뜯어보게 할 수 있다.

실리카에 약간의 재를 섞는다면 백색가루가 아닌 회색가루가 될지도 모를 일이나, 어느 색깔의 가루도 탐탁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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