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감동을 기대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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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11월. 제주 전국체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날 제주의 역사가 열린 이래 경천동지할만큼의 1984년 소년체전과 1998년 전국체전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눈앞에 잔상(殘像)이 되어 떠오른다.

지난 세기 1984년 5월 25일 제13회 전국소년체전은 성대히 개최되어 섬 전체를 온통 흥분과 축제의 분위기로 젖게 했다.
도민들은 숙박시설이 모자란 상황에서 제주 특유의 삼무정신과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인심과 친절을 보여주면서 선수를 위한 ‘민박’을 시행하게 되었다.

도민들은 국고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고 튼실한 대회 개최를 위해 도타운 마음으로 체전성금모금운동에 참여했다.
동네, 학교, 직장, 기업체, 해외교포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성금 모금으로 서로가 말은 안했지만 도민들은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대회가 끝난 후 무려 14억원이라는 집행잔액이 오늘날 제주도체육회관 설립의 탄탄한 기초가 되었던 일은 우리로 하여금 자긍심을 갖게 했다.
‘푸른 꿈 뻗는 힘 빛나는 내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치러진 소년체전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조천교의 축구 우승은 진정 우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벅찬 감동이었다고나 할까.
경남과 인천을 제치고 11위를 차지, 만년 꼴찌를 면하자 너무나 크나 큰 감동이 가슴에 와닿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소년체전으로 인해 오라벌에 스포츠타운을 건설했고 아울러 스포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는 결실을 거두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또 하나의 감동을 준 일은 1998년 전국체전이다. 우선 체전 출전 사상 임원 230명, 선수 656명이 참가한 최대의 선수단이었으며, 대회 개막식에는 설문대 할망과 여러 후보자들을 뒤로 제치고 그해 탁구계의 3관왕인 박성혜양(신촌교 6년)이 성화를 점화한 것이다.

또 1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높이 14m, 너비 25m(팔을 벌린 길이까지)인 전설 속의 설문대 할망은 공기부양방식으로 부풀어오르게 한 것이다.
설문대 할망 팔 내부에 크레인을 설치해 성화대까지 박성혜양을 이동시켜 성화를 점화시켰던 그 광경은 하나의 장관이오, 감동적인 명연출이었다.

그러나 1998년 체전은 이런 감동말고도 크고 작은 감동의 물결을 이룬 대회였다.
역도종목에 주부역사 최명식의 인상, 용상, 종합에서의 3관왕, 유도의 종합우승, 태권도의 종합 준우승, 충북과 울산을 제치고 종합 14위, 대통령배 성취상 1위, 국회의장배 모범선수단상을 받아 우리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수들은 평상시 성실한 자세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300일 강화훈련을 열심히 소화해냈고 무엇보다도 이 체전은 민과 행정 그리고 체육계가 진정 하나되어 이룬 결정체라 확신한다.

당시 종합경기장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당일 경기가 끝나면 밤을 세워가며 경기장 청소를 완벽하게 마무리, 참가선수들이 좀더 쾌적한 공간 속에서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일조를 했던 부분도 숨은 미담이다.

이제 얼마 없으면 21세기 2002년 전국체전이 다시 이곳 제주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에 가려져 퇴색되고, 부산아시안게임 때문에 열기가 피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체전 붐 조성과 대회 참여를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리는 기억한다.
한.일 월드컵대회 때 탑동광장에서, 아파트마당에서 그리고 호프집에서 빨간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던 일을. 이번 체전에서 감귤색 티셔츠를 입고 개막식장과 폐막식장으로 모이자.

그리고 각 종목 경기장으로 찾아가 참가선수들의 기를 살려주자.
따뜻한 인정과 뜨거운 응원으로 제주가 영원히 기억되게 만들자.
벌써부터 기대감과 설렘 속에 2002 전국체전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또 한 번의 감동을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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