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주인은 100만 제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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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국제자유도시포럼 대표

출범 6개월을 맞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새로운 도전과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경제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수도권 일대의 경제특구가 제주를 위협하고 있고 북한 신의주를 비롯한 동북아의 국제도시도 제주의 경쟁 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제주일보는 창간 57주년을 맞아 현명관 국제자유도시포럼 대표(61.삼성물산 일본담당 회장)를 만나 제주국제유도시 추진의 의미와 성공적인 추진방안, 국제자유도시 시민으로서 제주도민이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특별 인터뷰했다.

현 회장은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해 제주도만이 세계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차별화해 집중하고 모든 도민이 국제자유도시의 주체로서 국내외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자유도시포럼을 이끌고 있는데 국제자유도시의 개념에 대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말 그대로 국제자유도시는 홍콩처럼 중앙정부의 경제 규제와 조세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으로, 경제활동이 규제없이 이뤄지는 곳을 말합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은 엄밀한 의미에서 지역개발법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자유도시의 내용도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각 경제특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0월 1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 6개월을 맞고 있습니다. 이 기간 어느 정도 진척됐다고 보십니까.
▲특별법이 제정된 것은 정부의 특별한 배려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또 도민들이 우리가 살아야 할 방향이 국제자유도시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고 추진기구 정비, 골프장 요금 인하에 따른 골프관광객 증가, 내국인면세점 사업 진행은 가시적인 성과입니다.

-정부는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화 추진을 목표로 수도권 등 6곳을 경제특구로 지정키로 했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국가 정책적으로 보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경제 발전의 견인차로 활용하기 위해선 앞으로 이 같은 경제특구가 점점 확대되고 많아질 것입니다.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 남기 위해선 우리나라 전체가 국제자유도시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주도가 언제까지 독점적인 지위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루빨리 버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에 따른 제주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우선 도민의 의식과 사고방식, 가치관이 친자본주의적, 친기업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적극적인 입장에서 외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차별화는 공무원들과 도민들이 먼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찾아 도와주고 문제를 먼저 찾아 해결하는 마인드로 무장해 시작해야 합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추구하는 목표는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부터 비즈니스.첨단지식.물류.금융산업에 이르기까지 원대합니다. 이의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 모든 것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도내에 축적된 자본도 없고 노하우도,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는 분명히 과욕입니다. 지역 실정에 맞게 이른 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분야는 1차산업과 관광산업일 것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동북아 경제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으로 이뤄진 세계 경제의 3대 축이 앞으로는 미국, 유럽연합,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시장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금융과 물류, 관광 등 서비스산업이 주축인 반면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동북아는 세계의 생산공장으로서 입지가 강화될 것입니다. 한국은 기술경쟁력 면에서 볼 때 일본과 중국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동북아 관문을 희망하는 제주의 주된 경쟁 도시가 어디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제주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제주는 1차산업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특화한다면 국내 경쟁 지역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시장에서는 비슷한 여건과 개발잠재력을 지닌 중국의 하이난도와 일본의 오키나와를 들 수 있습니다.

-북한도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해 본격적으로 국제도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앞으로 성공할지는 의문이나, 발상의 전환은 과감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공산주의의 법과 체제에서 완벽에 가까운 자본주의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제도와 시스템적 측면에서 제주는 신의주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의 투자환경이 어떠하다고 평가하십니까. 기업하기 좋은 곳입니까.
▲제주도민들은 아직도 ‘자본이 들어오면 제주에서 번 돈이 육지와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젖어 있어 내.외자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돈’이라는 생리는 이익이 나는 곳으로 찾아다니는 것이 본질이며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돈이 되는 지역은 세계 도처에 널려 있고 한푼의 자본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집요하게 접근하는 지역도 많습니다. 도 차원에서 각종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선 우리의 시스템도 ‘세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제주를 찾는 세계인들이 최소한 불편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각종 상업간판과 도로표지판부터 외국인에게 맞게 정비돼야 합니다. 새로 생기는 간판만이라도 영어로, 한자로, 일본어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국제자유도시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자본에 대한 피해의식을 극복해야 합니다. 내부에 축적된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야 살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하고 현재 제주도는 투자적합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철저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주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화 시대, 제주의 전통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화와 역사를 기본으로 한 문화 정체성을 지켜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관광도 자연관광 시대는 끝나고 그 지역의 역사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며 풍습을 체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세계 각국도 이를 관광자원화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 풍습을 지닌 곳인 데도 이를 알릴 시설이 부족합니다. 민속촌도 초라하기 짝이 없는데 최소한 용인민속촌과 같은 대규모 민속촌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효율적인 국제자유도시 사업 추진을 위해선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중복됨이 없이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는데요.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특별청이 있어서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를 원 스톱으로 처리해야 하나 현재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개발센터라는 기형적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기관의 대표자와 실무책임자가 전부 참여하는 회의가 최소한 월 1회
정도는 정례적으로 열려야 할 것입니다. 특히 도.시.군으로 나눠져 도.시.군의회가 존재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어 행정조직체계도 단일화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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