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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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 때쯤이면 관성적으로 일년을 되돌아 보게 되고, 어김없이 아쉬움과 회한을 느끼게 된다.

이 시점에서 민선 5기 제주도정을 돌아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난 7월 출범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이른바 ‘4대 위기’로 진단된 경제 성장과 사회 통합, 재정, 미래 비전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지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 현안만 해도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뚫리는 것 없이 답답한 형국의 연속이다.

2012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존총회(WCC)의 성공적인 개최 준비를 위한 국비 확보는 한나라당의 단독 예산 처리 등을 이유로 해를 넘기게 됐다.

특별자치도 특별법 개정 역시 영리병원 처리 문제 등에 발목을 잡혀 내년을 기약하게 되면서 관광산업의 차별적인 제도적 특례인 부가가치세 환급제 시행이 일년 이상 늦춰지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신공항 건설의 국가계획 반영도 국토해양부의 입장 변화에 따른 중앙 절충 및 논리적 대처 미흡 등으로 원점으로 회귀하는 결과를 초래, 그동안 쏟아 부은 도민 역량 및 행정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 역시 중앙정부의 명문화된 지원 입장 등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계점에 봉착하고 있다.

민선 5기 도정의 역점 공약 사업은 또 어떤가.

수출 1조원 시대 달성을 위한 세부 실천계획인 수출 진흥 전략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으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부딪히고 있다.

선거 핵심 공약이었던 기초자치단체 부활은 헌법 위반 논란 등에 부딪혀 궤도 수정, 현행 행정시 체제에서 행정시장만 직선제로 선출하는 방안으로 대체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자리 2만개 창출 사업 역시 실업난 원인을 ‘구인·구직 눈높이 격차’로 돌리면서 새로운 일자리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 실천전략 마련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의회를 비롯한 지역사회 일각에서 현재 상황을 ‘난국’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우근민 도지사의 중앙 절충력 및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우 지사를 선택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중앙 절충력’과 ‘조직 장악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민선 5기 도정이 보여준 성과를 보면서 도민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중앙 절충력’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조직 장악력’도 기대와 달리 행정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면서 “너무 무기력한 게 아니냐”는 냉소마저 나온다.

한마디로 ‘도정이 위기에 놓인’형국이다. 이제는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모든 책임을 중앙으로만 돌리지 않았는지, 일하는 도정 운영 시스템과 인력 배분, 정책 방향성 등이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 말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 극복’에서 빛을 발한다고 했다. 새해를 맞아 도민들이 도정에 원하는 소망도 위기 극복 리더십과 희망찬 미래 비전이다.

우근민 지사와 제주도정은 이제 성과를 보여주면서 그동안 인고해온 도민들에게 화답해야 한다. 그게 도민들이 리더를 선택하고 세금을 내는 이유이자 지사와 도정의 근본적인 책무이기 때문이다.

새해 마지막에는 희망을 노래하는 평가가 내려지기를 소망해본다.<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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