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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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의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그러나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시야를 약간 좁혀서 내가 살고 있는 내 나라만이라도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의 가장 가까운 내 가족만이라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아,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이제야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될 수도 있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좀더 좋은 나라로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을, 그리고 혹시 누가 알겠는가? 세상까지 변화시킬 수 있었을지.” 영국의 어느 이름 없는 묘비에 적혀 있다는 내용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이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쉽지 않은 진리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 전 두 차례나 있었던 우리나라 국무총리 국회 인준을 위한 청문회가 떠올랐다.

누가 보아도 훌륭한 분들로 보였다.

그러나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아! 우리 사회가 옳고 그름에 대한 불감증이 중증에 걸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상 최대의 태풍 피해로 대통령 선거전이 아직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각 정당의 정책대결보다 상대 정당의 후보 흠집내기 양상으로 발전할 조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다수 국민들이 이제는 정치인들을 불신하여 그러려니 하고 아예 관심 밖으로 밀어낸 지 오래지만.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를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니 자기만이 우리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이 자기 자신만이 깨끗하고 상대방은 부정하고 부패했음을 주장한다.

잘못은 있되 잘못한 사람은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라 하지 않았던가.
먼저 자기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단속하여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나아가서는 천하를 평정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항상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용을 베푸는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은 사회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지만,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에는 관용을 베풀면서 남의 잘못이나 실수는 엄격하게 따지고 드는 사람은 아무리 정당한 주장을 해도 설득력이 없고,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며, 끊임없는 싸움만 계속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우리가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

세상만사가 사람이 하는 일이요 사람을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방학에 성남의 모 고등학교 교사로 있는 제자가 교악대 합숙훈련을 한다며 와주기를 청하여 잠시 다녀왔다.

‘나를 조금만 덜 찾고 우리를 조금만 더 찾자’라는 표어(?)가 음악실 중앙에 커다란 글씨로 붙여 있는 것을 보고 그 이상 좋은 교육목표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먼저 변하여, 나를 조금만 덜 찾고 우리를 조금만 더 찾는 사회풍토가 된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지상낙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먼저 변해야만 남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를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자리에 누워서야 깨달았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러나 진리는 깨닫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보다 뒤늦게라도 깨우치고 후회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우리 모두 내가 먼저 의식을 전환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사회를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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