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적 숨결이여, 그대는 세계 문화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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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처물동굴은 규모는 작으나 용암동굴 형성과정에서 만들어진 생성물과 종유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산호, 석화 등 석회동굴의 모든 생성물을 한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어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당처물동굴이 비공개 동굴로 지정되고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북제주군이 당처물동굴을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동굴 훼손을 막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 동굴 형성.규모

북제주군이 2000년 ㈔제주환경연구센터(조사총괄 손인석 이학박사.제주도문화재위원)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표조사, 동굴 내부의 구조지질, 용암류의 유동방향 등 종합적으로 볼 때 북제주군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당처물동굴을 형성한 용암류는 만장굴과 김녕사굴과 마찬가지로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굴의 시작에서 막장부까지 길이는 110m이고 천장과 원용암이 맞붙은 밀폐된 상태다. 너비는 5.5~18.4m로 양쪽으로 갈수록 천장이 낮아진다.

높이 0.3~2.7m의 동굴 천장에는 석회 종유석들이 열을 지어 현무암 주상절리를 나타내는 사다리꼴 또는 방패 모양을 형성하고 있어 동굴의 원초적 태생은 용암동굴임을 암시하고 있다.

동굴 전체 형태는 허리 부분이 약간 구부러진 애벌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 동굴 생성물

동굴 내부가 형성된 후 2차 용암이 흘러내릴 때 고온의 가스로 인해 천장이나 벽면 상단부의 굳어진 용암 표면이 녹아내려 형성된 고드름 모양의 용암종유석을
찾아볼 수 있다.

또 막장 부근 천장에는 고사리상 종유가 군집을 이루며 매달려 있고 용암이 흘러내린 자국인 용암찰흔(熔岩擦痕)이 동굴 벽면에 선명하게 층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당처물동굴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은 다른 지역 석회동굴에서조차 발견되지 않는, 특유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다양한 생성물이다.

빨대 모양으로 천장의 물방울이 고여 있는 지점에서 성장하는 종유관(soda straw)과 종유석(stalactite)과 함께 물방울이 떨어지는 지점에는 석순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석회동굴에서 일반적으로 직선 형태로 발견되는 종유관과 종유석, 석주와 달리 길고 짧은 식물 뿌리들로 인해 곡선 형태 등 기형적으로 자라는 생성물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굴 바닥에는 혹 모양의 은백색 동굴산호, 벽면이나 암석 틈 사이에서 서서히 스며나오는 물이 얇은 막을 형성해 만드는 석화(cave flower), 바닥에 생긴 홈으로 계속 물이 떨어지면서 홈 내부의 모래 크기 입자들과 바닥의 마찰을 통해 형성되는 동굴진주(cave pearl), 지하수가 경사진 천장이나 벽면을 따라 흘러내릴 때 생기는 커튼(curtain) 등의 생성물이 제각기 생김새를 달리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어 웅장한 보물창고를 연상시킨다.

이 같은 석회 생성물들은 동굴 외부를 덮는 모래층의 석회질 성분이 빗물에 녹아 지하로 스며들면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석회종유석 끝에 맺힌 물방울이 수십만년간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당처물동굴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


▲ 동굴 관리 현황

천연기념물 제384호로 지정된 후 도굴로 인해 일부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이 훼손되는 사례가 발생해 2011년 3월까지 미공개 동굴로 지정돼 있다.

동굴 내부를 확인한 결과,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석주가 도굴된 현장과 학술조사 등 사람들의 출입 과정에서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부러진 석주와 종유석들이 흩어져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현재 문화재청의 동굴 비공개 정책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학술적 가치와 문화재적 유물로서 중요성이 부각돼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제주군은 내년 3월부터 당처물동굴의 원형을 보존하고 세계적 희귀동굴의 모형을 활용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모형전시관 건립을 내용으로 하는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북제주군의 용역과정과 모형전시관에 들어설 예정인 입체영상물 촬영과정의 잦은 출입과 모형제작 과정, 무인카메라 설치 등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생성물 훼손을 방지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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