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그림책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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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첫 작품은 지난 2004년8월 한글자음 14자별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오롯이 녹여낸 그림책 ‘제주 가나다’ 였다.

곶자왈(ㄱ), 노랑굴 검은굴(ㄴ), 돌하르방(ㄷ), 록담만설(ㄹ), 몽생이(ㅁ), 빙떡(ㅂ), 설문대할망(ㅅ), 오름(ㅇ), 정낭(ㅈ), 초가집(ㅊ), 컨벤션센터(ㅋ), 태왁(ㅌ), 팽나무(ㅍ), 한라산(ㅎ)을 상징하는 색깔 있는 원화들이 노래하듯 읽히는 이야기와 선보였다.

자음 ‘ㄷ’에 담아낸 ‘돌하르방’을 보자. ‘까만 현무암 덩어리 속에 하르방이 있었어. 탁탁 톡톡 석공이 조심조심 깨뜨려 하르방 나오게 해. 휴우~. 참았던 숨 몰아쉬고 제 몸 신기해 어루만지며 방긋이 웃어. 따가운 햇볕에도 매서운 바람에도 제주사람 제주마을을 지키고 있지’(김연숙의 ‘돌하르방’에서).

▲그들의 실체인 제주그림책연구회. 초· 중등교사, 화가, 주부, 사서 등 동화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이다. 때는 2003년8월 제주의 원형을 담은 소중한 이야기를 직접 제주어(제주사투리)와 그림으로 창작하는 데 의기투합했다. 자라나는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주인으로서 자긍심과 정체성을 심어주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어른들에게도 잊어졌던 옛 모습을 회상케 해 제주의 소중함과 미래상을 새롭게 그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림책 한 권의 탄생은 험난한 일이었다. 이야기 소재 찾기에서 문헌조사, 주민 증언, 향토사학자 조언, 국내외 문화기행 등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6개월 이상 고된 발품을 팔아야 했다.

▲제주 창조신화 설문대할망을 오랜 잠에서 깨어낸 ‘오늘은 웬일일까요’(2005년), 시내 한복판에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한 ‘우리 동네 무근성’(2006년), 제주시 산지천 이야기를 담은 ‘하늘에 비는 돌, 조천석’(2007년), 숨을 곳을 찾아 올레, 폭낭, 초가와 함께한 추억 ‘곱을락(숨바꼭질의 제주어, 2008년)은 그 결과물이다. 지난해는 돌·바람·여자로 상징되는 제주의 삼다를 주제별로 엮어 ‘구멍 숭숭 검은 돌’, ‘오늘도 바람이 불어’, ‘초록 주멩기’(주멩기는 주머니의 제주어)란 세 작품을 펴냈다.

올해도 그림책 원화전 ‘장태야, 은실아!’를 마련했다. 새해 6일까지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 가면 타임머신을 탄 듯 제주도 한 바퀴를 여행할 수 있다. 제주그림책연구회(회장 홍진숙)의 정감있는 17인과도 만날 수 있다.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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