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단지 시위’
‘솥단지 시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IMF 식민지로 전락했을 당시 전.현직 대통령을 빗댄 우스개 소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름 하여 ‘대통령과 솥단지’라는 이야기다.

먼저 이승만 대통령은 솥단지를 준비했으나 곳간은 텅 빈 채 불이 난 폐가와 같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배고픔을 달래가며 열심히 곳간을 채우고 밥을 짓다가 서거하고 말았다.

최규하 대통령은 잘 지어진 밥을 먹을 수 있는 순간을 맞았다.

그러나 전두환 대통령은 숟가락을 뺏어들고 밥을 맛있게 먹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먹다 남은 밥에다 누룽지까지 긁어 먹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솥단지를 박박 긁다가 구멍을 내더니 아예 솥단지를 잃어 버렸다.

김대중 대통령은 잃어버린 솥단지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는 것이 그 골자다.

경제가 너무 어렵다보니 솥단지 얘기가 이어진 것이다.

△솥단지는 원래 국가의 권위와 왕권의 지위를 상징했다.

그래서 솥단지의 존재여부는 전쟁의 승리와도 직결됐다.

한나라의 군사력을 의미했던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가정의 안녕을 좌우하는 불씨와 동일시됐다.

밥하고 국을 만드는 단순한 주방용구로서의 기능을 넘는 대들보와도 같은 존재였다.

‘솥단지를 뗀다’는 말은 이사를 의미했다.

솥단지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 지금은 압력밥솥에 밀려 우리 관심 밖으로 내몰려 있다.

△이제 그 솥단지들이 대거 길거리로 등장할 모양이다.

내일(2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음식업중앙회 주최로 열리는 전국 5만여 식당 주인들의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에서다.

이들은 음식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사실 직장을 잃은 서민들만 하더라도 가장 쉽게 손을 대는 것이 음식장사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달리 직장을 구하기도 마땅찮기 때문이다.

허나 이것도 1년을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라 한다.

이렇듯 살 길이 막막함에 대형 솥단지 400여개를 앞세운 시위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세계 최초가 될 '솥단지 시위‘가 평화적 시위로 끝나기를 바란다.

궁금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겐 앞으로 어떤 솥단지 우스개가 따라 붙을까 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