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作心)
작심(作心)
  • 김범훈 기자
  • 승인 201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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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누구나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무슨 일을 성취하겠다고, 자기관리에 충실하겠다며 한 해를 설계하는 마음을 낸다.


집이 없는 사람은 새 집을 마련하고 싶다.


애주가는 절주를, 흡연가는 금연을 결심한다. 웰빙시대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다짐 역시 빠지지 않는다. 모든 게 자신과의 싸움인 작심(作心)의 주요 목록들이다.


대체로 신년의 초심은 하루 이틀 잘 유지된다. 그러나 삼일 째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는 모습에 낙담하곤 한다.
흔히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이 있듯이 결심을 이뤄내고 지켜내기란 좀체 쉬운 일이 아니다.


▲세종실록(世宗實錄) 정해조(丁亥條)를 보면 조선4대 임금 세종대왕이 평안도 절제사에 보낸 글이 나온다.


‘대저 처음에는 근면하다가도 종말에 태만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의 고질(痼疾)이다. 그러므로 속담에 말하기를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정녕 헛된 말이 아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 속담은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이 처음에는 잘 하다가 조금 지난 후에는 흐지부지 해진다’는 뜻이다. 명재상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과 부하관리 대화에서 나온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도 비슷한 의미다. 오늘날 고려공사삼일이나 조선공사삼일은 어떤 일에 일관성이 없고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을 꼬집는 뜻으로도 쓰인다.


▲우리 속담에는 ‘마음처럼 간사한 건 없다’는 말이 있다. 서양 철학자들도 ‘우리의 마음은 늘 자신을 배반하고 등진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쉽게 변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자책하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만 봐도 작심의 수범사례가 널려 있다. 하루 이틀 지켰다면 최소한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조변석개(朝變夕改)보다는 나을 성 싶다.


결론적으로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작심삼일은 부정적 이미지만 갖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다가 실패하는 것이 그래도 낫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있다.


성인들은 삶이란 우리 앞에 어떤 일이 전개되느냐에 결정되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어떤 작심을 하고 무슨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삶과 미래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김범훈 논설실장 kimb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