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운동장과 청소년 저질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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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20대 아이들은 덩치만 컸지 나약한, 약골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체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 16개 시·도 중 고교생 9만5635명을 대상으로 한 체력검사에서 최저등급인 5등급을 받은 학생이 24%인 2만2870명, 4급이 21.1%인 2만198명으로 전체 10명중 4명 이상이 정상적인 체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력이 뛰어난 1, 2등급은 31.7%인 3만326명에 불과했다.

지역별 4, 5등급 비율은 인천이 58.4%로 1위를 차지했으며 제주는 42.3%로 경기(51.6%), 서울(48.9%), 울산(48.6%), 강원(44.6%), 대구(42.6%)에 이어 7번째.

이처럼 청소년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지식위주의 입시교육으로 체육을 멀리하기 때문이다.

입시위주의 공부에 시달리느라 축 처진 어깨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 책상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방학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휴식 역시 책상을 물리고 운동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 등에 몰두하면서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약한 약골이 돼가고 있다.

기업체에서도 비실비실 저질체력 직원은 색안경을 끼고 본다.

한 취업포털이 국내 기업체 인사담당자 353명을 대상으로 ‘저질체력 직원에 대한 생각’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4.7%가 저질체력 직원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자기관리 능력이 떨어져 보여서’가 34.5%로 가장 많고 ‘건강한 체력에 정신이 깃들어서’가 20.1%, ‘업무성과가 떨어질 것 같아서’가 19.7%, ‘출장. 야근 등 업무에 차질을 줄 것 같아서’가 15.4%로 뒤를 이었다.

이어 저질체력 직원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52.1%의 기업체에 저질체력 직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체력이 약해서는 왕따, 찬밥신세가 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요즘 학교가 방학을 맞았으나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물론 최근 한파로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평소 방과 후에도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다.

기성세대들은 여름방학이면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방학 내내 바다에서 낚시와 물놀이, 겨울에도 추위에 아랑곳없이 산과 들에서 눈싸움 등 온갖 놀이로 방학을 다 보내고 개학을 앞두고서 벼락치기 방학숙제를 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요즘과 대조적이다.

한참 뛰어 놀아야할 아이들이 방학기간에도 학원, 과외에 등 떠밀려 이들이 주인인 운동장은 텅 비어 있다.

청소년의 체력저하는 국민의 체력저하로 이어지고 국가경쟁력에도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된다.

나약하게 자란 아이들은 군대에까지 이어져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엄마안테,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무서움을 호소한다고 한다.

체력을 정말 국력이다. 건강한 체력은 강인한 정신력의 바탕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튼튼하고 야무지게 자라야 다른 국가의 젊은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개개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건강이라는 말은 굳이 입증할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 청소년들의 경쟁력이 책상 위에서만이 아닌 드넓은 운동장에서 굳건히 다져지길 기대해본다.<조문욱 사회2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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