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조직, 이것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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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인권, 특히 여권(女權) 신장을 중요시하는 시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여성 인신매매 조직이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었다니 더욱 놀랍다.
그래서 엊그제 경찰이 부산에서 암약 중인 남녀 일당 중 3명을 검거한 것은 큰 성과다.

이들 범인의 수법이야말로 이미 피해를 본 여인들 외에도 홀로 사는 여성들이라면 자칫 속아 넘기에 충분하다.
범인들은 우선 부녀자들을 유인한 뒤 “일본인과 위장 결혼하면 그곳에 합법적으로 살면서 한 달 1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한다.
소개비가 2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이나 돈벌이가 잘 된다는 달콤한 말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바로 이러한 함정에 빠진 것이 이번 피해를 본 7명의 여성들이다.
이들 피해자는 1인당 25만엔에 일본 조직책에게 팔려 곧장 유흥가로 강제 매매됐다고 한다.

피해자들의 일본 생활은 기가 막혔던 모양이다.
일본의 조직 폭력배인 야쿠자들에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 감시.협박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 경찰 수사 결과다.
그뿐이 아니다.

일본 조직책에게는 옷값과 생활비라는 이름 아래 한 사람이 최고 2000만원까지 억지 빚을 져야 했고, 이 때문에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아무리 유흥가에 강제 매매된 몸이라지만 인권이나 여성의 권리는 둘째 치고 짐승만큼도 못한 생활이었다.

그러나 도내 가족들의 송금으로 빚을 청산, ‘민.형사상 문책 불문’의 각서를 쓰고 그 소굴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아마 부산 인신매매 조직이 들통난 것도 귀국한 이들의 정보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이 대명천지에 항구 도시인 부산에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엄연히 존재해 있었다는 사실은 또 다른 국내, 혹은 국제 인신매매단이 암약하고 있을 가능성을 훨씬 높여 준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한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전국적으로 제2, 제3의 국내, 또는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없는지 철저히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적발된 인신매매범의 국내 잔당 및 이들과 연계된 일본 조직에 대해서도 현지 경찰의 협조를 얻어 뿌리뽑기 바란다.

특히 항구를 중심으로 밀항에 의한 인신매매는 없는지, 이에 대한 감시망도 빈틈없이 펴 놓는 게 좋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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