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일류로 가는 길,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하라(3)
제주가 일류로 가는 길,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하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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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한국하멜기념사업회장/고대해양탐험가>

네덜란드 사람들은 토론문화에 익숙하다. 한번 토론하면 결론이 날 때까지 회의를 계속한다.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모든 의견들을 충분히 걸러서 의사를 결정한다. 여러 개 가설을 세워 놓고 하나씩 거르며 조율해 나간다. 실수를 막기 위한 포석이다. 상대에게 협조를 구하고 해법을 찾아나선다. 여러 집단들의 대화 접근도 이와 비슷하게 이뤄진다.

우리가 대체로 명분을 앞세우는 대화라면 이 나라 사람들은 명분보다 실용을 앞세운다. 갈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루려 노력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토론을 즐기는 국민들이다. 모든 문제는 대화와 토론으로 풀어 가기 때문이다. 꽃의 나라답게 대화를 항시 부드럽게 이끌어 가는데 익숙하다.

이 나라는 대화를 통한 타협정신이 강한 나라로 꼽힌다. 대화를 논쟁보다 설득으로 풀어간다.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덩치 큰 프랑스, 독일 등을 물리치고 EU 창립의장국이 될 정도로 이들의 협상력과 대화력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정신은 성숙한 토론문화에 있다. 이 나라는 스페인과 80년 동안 전쟁을 했다.

2차 대전 때는 독일에 5년간 점령당했다. 그러나 이런 반목과 감정들을 뒤로하고 친화력을 앞세워 적극 나선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단상에 올라가서 상대 의원의 발언대를 막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급기야 회의가 중단되고 상대에게 서로 책임을 돌린다. 대화의 산실인 국회에서 대화 단절은 부끄러운 일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런 일들을 찾아볼 수 없다. 해답이 나올 때까지 토론을 한다. 논쟁보다 설득으로 풀어간다.

서로 다른 의견들을 설득으로 분쟁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 설득은 상대방에게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의 실패와 성공은 설득력에서 좌우하게 된다. 설득에는 공감대(Empathy)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공감대 형성은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첩경이다. 어느 한 쪽이 일방통행식 설득은 금물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케빈 더튼이 쓴 ‘극한의 협상,찰나의 설득’에서 상대방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설득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은 학습하는 자세처럼 잘 갈고 닦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설득을 위해 준비와 학습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설득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성은 매우 중요하다. 설득의 성공과 실패는 신뢰감이 크게 좌우되게 마련이다.

네덜란드 국민들의 토론 문화는 가정에서 부터 싹트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아이들을 대화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집안일도 아이들과 꼭 의논한다. 아이들에게 발표할 기회를 준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대화와 토론문화에 훈련을 쌓는다. 오늘날 성숙된 네덜란드의 대화 문화가 여기서부터 싹이 튼다.

네덜란드 문화 심리학자 호프스테드는 커뮤니케이션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 말한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것은 말을 잘 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경청은 상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를 만든다.

경청은 상대에 대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이다. 편하고 부담이 없이 듣는 자세에서 상대 이야기를 열심히 메모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고 성의 있는 태도이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열쇠는 상대의 마음을 파고 들어 감동을 주고 행동까지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네덜란드가 일류국가로 달려 갈수 있었던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화에 대한 훈련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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