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과 우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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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나인브릿지 대표이사/세계 100대 골프장 선정위원>

2009년 8월 17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골프장에서 펼쳐진 PGA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홀. 한 동양선수가 마지막 퍼트를 끝내고 캐디백을 번쩍 들어 승리의 환호를 질렀다. 순간 세계가 경악했다. 세계 랭킹 110위의 무명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꺾고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챔프가 된 것이다. 그것도 미국 프로무대 문을 두드린 지 2년 만에. 맨발의 박세리만큼이나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한 주인공은 양용은. 그때 나이가 38세였다. 프로선수로는 이미 시들 나이에 그는 꽃을 피우고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양용은을 얘기할 때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바람의 아들’이다. 제주의 빈촌에서 태어나 강한 바닷바람과 함께 자란 그의 인생역정을 빗대 하는 뜻이다. 그는 이 애칭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그가 오늘에 있게 한 힘의 원동력이기 때문에서다. 어쩌면 이 애칭은 제주가 그에게 준 선물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받은 그 몇 배 이상으로 고향에 답을 했다. 챔프로 등극하는 날 브라운관을 통해 전 세계 골프팬에게 그는 제주사나이의 진면목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오는 11월을 목표로 제주를 세계 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되게 하려는 노력이 범국민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양용은이야말로 살아있는 간판으로 세계에 제주를 빛낸 최고의 인물이다.

“제주를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지역으로 만들고 싶은 소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개인 블로그에 올라 있는 글이다. 민선 5기를 포함, 다섯 번이나 제주지사를 역임한 그에게 제주는 삶 그 자체다. 제주와 함께 인생의 영광과 역경을 함께한 그에게 ‘세계 최고의 풍요로운 곳, 제주’는 소박한 꿈을 떠나 필생의 과업인지 모른다. 나이 70에 그는 제주도정 책임자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자신에게 5번이나 지사자리에 앉혀준 제주도민에게 진 빚을 갚고 싶고 또 갚아야 할 때에 섰다.

그러나 우지사가 풀어야 할 과제는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재정자립이 시급하다. 제주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최하위권이다. 지난 1990년 지방자치법이 발효된 이래 지방자치 시대가 점점 정착되면서 자치단체장의 권한은 확대됐다. 그만큼 책임과 고민도 늘었다. 자치시대 이전엔 웬만한 골칫거리는 중앙정부에 떠넘기면 되던 것이 이제는 대부분 자치단체장의 몫으로 넘어왔다. 즉 독립경영체제가 된 셈이다.

그는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연간 외국인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중점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옳은 접근이라 공감하면서 골프업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 골프 활성화에 더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다행히 우지사의 골프사랑은 남다르다. 제주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를 개최해 골프꿈나무들에게 활동무대를 넓혀주고, 한국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제주에 유치했으며, 세계명문골프장 아마추어챔피온대회인(WCC대회)를 비롯해 한국프로골프(K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등 각종 국내외 대회를 유치하여 명실공히 제주를 한국의 골프메카로 삼는 기반을 꾸준히 다지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골프에 의한 경제효과가 4000억원이고, 골프장 종사자만도 6000여 명에 이르러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우지사의 신념과 결단에 따라 골프는 앞으로 제주도 재정확충에 1등 공신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이고 있다

양용은과 우근민. 두 사람은 같은 제주토박이로 닮았다. 또 프로골퍼로서, 공직자로서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피울 나이에 섰다. 양용은이 골프로 세계에 제주를 빛낸 인물이라면 우 지사는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제주’를 건설할 숙제를 안고 있다. 그의 소망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주길 바라며 제주흑기사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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