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을 지향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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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현 前 제주수필문학회장/수필가>

금년 설 명절은 여느 해보다 따뜻했다. 유순하고 깜직한 토끼해와 무관하지 않은 모양이다.

새해의 시작은 성취해야 할 꿈이 있고 새로움이 있어 좋은 것 같다. 청소년들은 한 살이 더해지면서 성숙단계에 들어선다는 희망과 야망에 불 탈것이다. 그러나 실버 군에 들어선 세대들은 나이가 한 살 더해지는 것을 망각하고, 사물을 관조하는 정서가 완숙단계에 들어선다는 믿음으로 여유로운 삶이기를 소망해 본다.

금년 100세인 ‘시바타 도요’라는 일본인 할머니가 2010년도에 출간한 ‘약해지지 마’ 시집이 우리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면/ 마음속에 저금해 두고 있다가/ 외롭다고 느낄 때/ 그걸 꺼내 힘을 내는 거야/ 당신도 지금부터 저금해 봐/ 연금보다 나을 태니까/ 99세라도 사랑은 하는 거야/ 그리고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그러니 약해지지 마.” 중략.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아마추어 시인이지만 노경(老境)에 깨달음과 지혜를 쉬운 말로 전하면서 웅숭깊은 감동을 빚어낸다.

시바타 도요 시인은 긍정적인 마음과 친절한 예의가 노인의 정신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랑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노년에도 유유(幽幽)한 사랑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70대는 80대가 되면, 80대는 90대가되면 모든 꿈과 희망, 사랑까지도 사라질 것이라는 착각과 편협된 사고 속에 함몰되어 있지나 않은지 자문을 하고 성찰을 해야 할 대목이다. 고희(70세)의 문턱에 들어선 자가 산수(80세)의 문턱을 넘어선 어른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무례라는 것이다.

“지금 70대 이상의 세대는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는 동안 숫한 영욕을 경험하고 터득하며 살아왔다. 살아오는 동안 가장 여유롭고 행복하며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시기는, 천진난만한 유년기도, 꿈과 야망에 불타던 청년기도 아니다. 고희를 넘어선 지금이다. 경험과 지식을 통해 쌓은 최고의 지혜가 발휘되고, 사물을 관조하는 정서가 완숙단계에 들어선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며, 늙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중년은 쇠퇴기고, 노년은 몰락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적적 변화에 대한 환상을 깨고 차분한 자기성찰을 할 줄 아는 시기다. 그래서 황혼은 아름다운 법이다”고 심리학자인 스트랭거 교수는 설파하고 있다.

젊은 청·중년층의 공통된 관념은 ‘노년이 되면 병들거나 나약해지며 보수적으로 변한다’라는 편협된 사고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연하의 사람들은 윗분에게 무례함과 경솔함을 범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간지에 신년 특집 ‘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라는 제하의 기사가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축복일 수 도 있고 재앙일 수 도 있다는 얘기다.

장수는 분명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최고의 가치이며 목표이다. 그러나 병마의 노예가 되고 고통이 수반된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100세 까지의 삶은 건강하지 못한 세월이 길어진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한마디로 ‘이것이다’라는 비법은 없어 보인다.

적극적인 건강관리로 병을 예방하고 병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진단, 치료함으로써 후유장애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 될 것이다. 또한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가 질병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라고 현대의학은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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