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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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창세기 편에 ‘바벨탑(Tower of Babel)' 이야기가 나온다.

인류역사 초기 대홍수 뒤에 노아의 후손들은 시날(바빌로니아)의 땅에 정착했다.

벽돌로 탑을 세워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을 쌓아 자신들의 이름을 떨치고, 또다시 닥쳐올지도 모를 홍수를 피하려는 목적에서였다.

하느님은 이 것을 보고 신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했다.

그때까지 하나였던 언어를 혼란시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멀리 흩어지고 탑 쌓기는 중단되고 말았다.

이처럼 바벨탑의 붕괴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업보요, 경고로 비유된다.

그러나 하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바벨탑의 욕망은 좀처럼 식지 않는다.

▲초고층 건물을 일컫는 ‘마천루(摩天樓)’는 20세기 들어 본격화됐다.

1885년 미국 시카고에서 55m 높이의 홈 인슈어런스 빌딩이 마천루의 효시다.

그로부터 마천루는 뉴욕과 시카고에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이후 그 중심은 미국에서 아시아로 옮겨졌다.

1998년 준공된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타워(88층, 452m)가 최고인가 싶더니, 연말 입주예정인 대만 무역센터 ‘TFC 101’ 빌딩(101층, 508m)이 그 명함을 곧 가져가게 된다.

▲최근 삼성물산은 UAE(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Burj Dubai)' 타워 공사를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정확한 높이와 층수는 발주처와의 비밀협약 때문에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최대의 대만 무역센터 빌딩보다 200m나 높은 700m 이상에다 층수는 160층을 넘은 것이라 한다.

이로써 삼성은 대만. 말레이시아에 이어 UAE까지 ‘세계 3대 마천루’를 모두 건설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렇다고 높이 경쟁에 마침표가 찍혀지지는 않을 것 같다.

40년 전 미국에선 높이 1마일 (1609m) 528층짜리 건물이 설계된 바 있다.

이게 건설됐다면 아마 높은 층에선 눈발을 보고, 아래층에선 빗물을 보게 됐을 것이다.

구름 위에서 산책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 하고 있음인가.

과연 인간 욕망의 높이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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