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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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동화작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을 과밀학급에다 수준별, 개별화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공교육(학교)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교육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학력을 높여주기 위해 보습학원을 보내고, 예체능 분야의 특기나 소질을 길러주기 위해 학원이나 개입교습을 택하니 이래저래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사교육비 줄이기가 큰 과제가 되었다.

제주도교육청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주요 교육활동으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방과 후 학교에는 초등학생의 55.7%, 중학생의 65%, 고등학생의 80.05%가 참여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2477강좌, 중학교 2407강좌, 고등학교 1683강좌 등 총 6567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의 발표를 보면 제주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초등학생이 18만8000원, 중학생은 24만5000, 고등학생이 16만5000이로 전국 평균보다는 5만4000원이 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제주도는 2.8%가 늘어났다고 하여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월평균 사교육비는 0.16%나 감소했지만,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제주의 사교육비는 왜 줄어들지 않을까? 방과 후 학교, 농산어촌 전원학교, 제주형자율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초등 돌봄교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등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사교육비가 감소하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초등학생들은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교실이 부족해 방과 후 학교가 하루 1강좌, 1주 2강좌를 수강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저·중학년은 방과 후 학교를 마치고나서 학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한 학급수가 작을수록 다양한 분야를 개설할 수 없고, 교통이 불편한 학교는 강사를 구하기가 어려워 수요자가 만족하는 강좌를 개설하기가 곤란하다.

중학교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학교가 개설되지 않는 학교가 많다. 연합고사에 대비해 3학년만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교가 개설되어 1, 2학년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사교육비를 부채질하고 있다.

보습학원과 평생교습소가 2010년도에 1010개인 점도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을 어떻게 높여야 할까? 수요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강좌를 개설해도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방과 후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수요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어야 하고, 좋은 강사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초등학교의 경우 돌봄 교실이 확대되어 학원을 전전하지 않아도 학부모들이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에 초등학교의 1일 참여 강좌수 늘리기와 중학교 1 ,2학년 학생들만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할 수 있다면 사교육비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2011년도에는 70억2900여 만원 지원하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려고 한다. 학부모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일에 제주도교육청은 학교와 힘을 모을 것이다.

교육청과 학교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수준 높은 방과 후 학교가 되도록 계획하고 운영한다면 사교육비는 틀림없이 절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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