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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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다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한마디로 내수경기가 꽁꽁 얼어붙다시피 했다.

너와 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내핍의 고통은 당연시됐다. 서민경제 뿐만 아니라 중산층마저 위기감에서 헤어나지 못한 한 해였다.

하지만 성공하려는 노력도 끊임없었다. 어깨 쳐진 가장에 용기를 주고자 하는 사회적 격려도 잇따랐다.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란 책은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아침형’ 신드롬을 일으켰고, ‘아빠 힘내세요’라는 ‘아빠송’ 광고는 국민 동요로 자리 잡을 기세가 그 한 예다.

▲현실 상황에 대한 슬픔은 항상 대리 분출로 이어진다.

대중문화, 그 중에서도 TV와 영화를 통해 시청자와 관객은 자신의 욕구를 기대한다.

지금 TV 드라마는 눈물겨운 모성애나 시한부 인생을 다룬 내용들로 안방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주말극이나 미니 시리즈 형태 등으로 진행되고 있는 비극적 코드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상황 설정 또한 비현실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시청자는 드라마에 몰입함으로써 현재의 어려움을 잊거나, 자신보다 어려운 극중 환경에 스스로 위안을 찾는 심리적 효과를 얻는다.

▲초겨울 스크린에도 최루성 멜로 바람이 거세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젊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가슴 아픈 순애보를 기린 ‘내 머릿속의 지우개’ 라든지, 역시 알츠하이머로 죽음을 앞둔 노부부의 평생에 걸친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를 화면에 담은 ‘노트북’ 등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 제주시내 소극장 무대를 장식했던 극단 가람의 ‘가시고기’도 눈물코드였다.

열연하는 배우와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마냥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아버지의 절대적인 사랑은 따뜻한 감동으로 가슴 속 깊이 전해져 더욱 더 눈물을 흘리게 했다.

객석을 나설 때, 성인 여성보다는 남성들의 눈가가 더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울고 싶은 현실은 이래저래 남성들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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