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가 품고 있는 초콜릿의 신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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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붐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1970년대이다. 산업화로 인한 인스턴트 식문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 무렵에 다양한 과자들이 속속 등장했지만, 이 중에서도 초코파이와 새우깡은 국민 과자의 반열에 올랐다.
초코파이는 해외출장 중이던 한 연구원이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고 아이디어를 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도 귀한 시절에 마시멜로까지 더하니 그만큼 세련된 과자가 없었다. 당시에는 고단백·고칼로리 영양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물론 최근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린다.

이 초코파이를 맛있게 만드는 초콜릿은 어떤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을까?초콜릿은 비만 혹은 비만의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많은 사람들의 미각, 촉각, 후각을 자극하여 유혹에 빠지게 한다. 이 초콜릿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과 같은 화학물질 외에도 약 300여 종류의 성분이 들어 있으며, 그 중에는 먹고 나면 우리의 오감을 기쁘게 하는 물질도 있다.
이들 화학물질 중에서 우리를 기분좋게 하는 물질은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다. 이것은 좋아하는 이성을 바라보거나 손을 잡을 때와 같이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때 분비되는 물질로 보통 100g의 초콜릿 속에 약 50 ∼ 100 mg 정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며, 생선과 비슷한 냄새를 지니고 있다.

몸에 페닐에틸아민을 주사하면 혈당이 올라가고 혈압이 상승한다. 이것은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며, 뇌에서 도파민(dopamine)을 방출하는 방아쇠 역할도 하여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게 해준다. 페닐에틸아민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콩깍지를 씌우는 신비의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oxytocin)은 페닐에틸아민이 씌운 콩깍지를 벗겨내고 사랑을 무르익게 한다. 즉, 옥시토신은 사랑과 신뢰, 사회적 결속을 높여주기 때문에 ‘사랑의 묘약’이라고도 한다.

이 물질은 마약인 암페타민(amphetamine)과 매우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암페타민은 전쟁 중에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피로 감퇴와 주의력 집중을 위해 복용한 때도 있었다. 현재는 미국의 대도시 뒷골목에서 수많은 별명으로 밀매되고 있지만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물질이다.

초콜릿에 포함된 지방은 약 60% 이상이 포화 지방이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지방은 일반적으로 포화 지방과 불포화 지방이 서로 섞여 있는 경우가 많으며, 두 성분의 비율에 따라 녹는 온도, 끓는 온도 등의 물성이 달라진다. 초콜릿에 함유된 지방은 포화 및 불포화 지방의 구성 비율을 잘 맞추어 우리 몸의 온도에서 살살 녹게 만든 것이다. 물론, 이 비값은 제조회사의 영업 비밀에 속하는 사항이다.

초콜릿의 또 다른 성분 중에서 관심을 끄는 화학물질은 카페인과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다. 이 두 물질 중에 초콜릿에는 테오브로민이 더 많이 들어있으며, 테오브로민은 이뇨작용, 근육 이완작용, 심장 박동촉진, 혈관 확장 등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을 먹고 나면 사람에 따라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감도 덜 느끼고,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는데, 이것들은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화학물질들의 장난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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