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기금’ 의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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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일선 교육 현장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각급 학교의 학교발전기금 도시.농촌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고, 학부모들의 위화감마저 우려된다니 걱정이다.

사실 학교발전기금 조성이 합법화된 것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다.
지난해 도내 각급 학교에 접수된 학교발전기금은 모두 25억원을 웃돌았다. 재작년 조성된 18억여원보다 훨씬 많은 기금이다.

솔직히 정부 전체 예산의 비율로 보면 얼마 안되는 적은 돈이다. 학부모들에게는 큰 돈이지만, 교육인적자원부 등 정부의 입장에서는 소규모 자금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공교육비 부담도 늘고 있다. 학교발전기금까지 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곤혹스러움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는 정부가 책임져도 될 돈이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학부모 등에 의존한 학교발전기금 조성의 득실을 엄밀히 따져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물론 도시와 농촌 지역 학교의 발전기금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도시 학부모 등의 경제여건이 훨씬 좋기 때문에 기금이 더 걷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발적인 기부자들도 많을 테지만, 반대로 혹시 자녀들이 불이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한 나머지 마지못해 기금을 내는 학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후자의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더 많다면 기금 조성은 득(得)보다 실(失)이 더 크다.
당장은 부족한 학교 시설비와 교구 등 구입 예산을 기금으로 충당하는 효과가 기대되나 언젠가 부자 학부모, 가난한 학부모, 학생 할 것 없이 모두를 실망시키는 교육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학교발전기금을 내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딱한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물론 자발적인 제도라 하나 남이 내는데 내가 내지 못하는 심정인들 오죽하겠는가. 더구나 이러한 사정을 지켜보는 자녀들의 아픔도 간과해선 안된다.

학교에서부터 부익부 빈익부 현상을 터득케 하는 것은 구김살없이 어깨를 펴고 학교생활을 해야 할 학생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부모들간 위화감도 문제지만,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이 느낄 심적 고통이 더 큰 문제다.

교육당국은 자의반 타의반에 의한 학교발전기금 조성을 완전히 학부모의 자발적 의사에 맡기되, 장기적으로는 정부 예산으로 부족한 교육비를 전액 충당토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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