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금발미녀를 차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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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천재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를 TV를 통해서 시청했다.

1949년 그의 나이 불과 20세에 27쪽 짜리 논문에 독창적인 ‘균형이론’을 발표하였다.
이것이 바로 한 세기 경제학의 방향을 틀어놓은 유명한 이론이다.

존 내쉬는 프린스턴 대학에 장학생으로 들어간다.
그는 학교의 수업은 스스로의 창의성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혼자서 독창적인 이론을 이끌어내고자 몰두한다.
제2의 아인슈타인이란 별명으로 유명했으며, MIT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그는 정신분열 증세로 장기간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평생 환영에 시달린 환자였다.
그러나 그가 주목 받는 이유는 그가 천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천재이기에 겪어야 했던 30년 동안의 정신분열증을 이겨내고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는 것이다.
고독한 천재가 자신의 영혼과 싸우는 모습은 실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인 삶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술집에서 금발미녀와 그녀의 친구들을 보게 되고, 그녀를 둘러싼 그의 친구들의 경쟁을 보며 직관적으로 ‘균형이론’의 핵심을 파악한다.

금발 미녀에게 홀딱 반한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아담 스미스선생이 말했다.
각 개인이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 그게 곧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니 서로 고민하지 말고 각자 미인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되면 승자는 결국 한 명뿐이겠지만, 그게 곧 최선의 결과가 될 것이다.” 친구들은 모두 그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내쉬가 갑자기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만일 우리 모두가 저 금발에게 경쟁적으로 관심을 보이면 금발은 더욱 도도해질 것이고 금발의 친구들도 질투심 때문에 우리를 멀리 할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금발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금발은 초초해질 것이고, 금발의 친구들은 자연스레 우리와 먼저 춤을 추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발도 우리 중 누군가 하고는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쉬는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균형이론’의 단서를 이렇게 발견한 것이다.

‘내쉬균형’하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행복해질 수 있다. 즉, 서로 협조만 잘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스미스 이래로 내려온 150년 경제학을 부정하고 ‘내쉬균형’의 단서를 발견하게 만든 역사적인 사건이 된 것이다.

요즈음 비상품 감귤열매솎기 작업이 전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 작업의 목적은 품질 향상을 통해 높은 가격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제주감귤산업의 내쉬균형점은 전체 농가들이 열매솎기 작업에 동참함으로써 모두에게 높은 수익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에 어느 한 농가가 나 혼자쯤이야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이 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모든 농가가 똑같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결국은 한 농가만 동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농가가 작업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높은 감귤가격과 함께 우리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내쉬균형점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 번 정해진 원칙과 약속을 철저히 지키면서, 어느 한 농가도 이탈됨이 없이 감귤열매솎기 작업에 전원 참여하는 길만이 제주감귤을 살릴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내쉬의 ‘균형이론’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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