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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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경찰의 최대 화두는 단연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이다. 그야말로 변화를 통한 새로운 경찰의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신묘년(辛卯年) 새해 벽두부터 경찰청 전직 총수와 현직 고위 간부가 연루된 이른바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에다 고질적인 전.의경 구타.가혹행위를 비롯한 일련의 일탈과 비위로 홍역을 겪었다.

이에 경찰은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자정 의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경찰청은 지난 4일 경찰교육원에서 경찰 지휘부, 현장 경찰관, 국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 워크숍’을 개최했다.

제주지방경찰청도 최근 새마을금고 연수원에서 국민 참석자, 현장 경찰관 및 경찰관리자 등 83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개최하는가 하면 각 부서, 각 경찰서별로 행사를 갖고 ‘국민을 우선하고 현장을 존중하는 경찰문화 조성’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 행사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도민과 민원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뜻 깊은 자리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한 TV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유행시킨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요즘 제주 경찰이 보여주는 모습 때문이다. 개선(改善)보다는 개악(改惡), 소통(疏通)보다는 불통(不通)에 가깝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제주지방경찰청과 서귀포경찰서가 청사 출입문에 카드 및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한 것만 봐도 그렇다. 더구나 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도 있어 경찰들조차 불편해하고 있다.

민원인들은 출입할 때마다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면서 ‘철옹성’처럼 더 높아진 문턱을 넘어서면서 불편해하고 있다. 위민행정(爲民行政)을 새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제주지방청과 동.서부경찰서 순환 통근버스 시범운행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명목으로 추진됐지만 5일간 12명이 이용하는데 그쳐 중단됐다.

서귀포경찰서를 배제한 제주시내권 노선 운행을 놓고 직원 내부 의견 소통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급기야 제주-서귀포 노선으로 변경되기에 이르렀다.

제주지방경찰청 구내식당 풍경에 대해서도 구설수가 오르내리고 있다.

미리 대기하던 간부들이 지방청장을 맞고 식단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말들이 들리기 때문이다. 지방청장이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웃음을 주고 받는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계급사회’에서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니냐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주위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도민에 대한 경찰의 ‘불친절’ 쓴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고, 주간업무계획 비공개 등 일부의 ‘닫힌’ 행정은 ‘소통’과 더욱 거리를 멀게 하고 있다.

반면 안전한 관광도시를 향한 제주만의 차별화된 치안 행정 시책은 눈에 별로 띄지 않고 있다.

도민들은 그러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존재 이유를 몸소 체험하고 싶어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워크숍’이 소리만 요란한 일회성 ‘쇼’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민, 국민에게 기분좋은 변화로 받아들여지는 제주 경찰상을 심어주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따스한 새봄을 맞아 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제주형 치안 행정’이 활짝 꽃을 피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지는 답변이 있다.

“제주 경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확실합니다.”

<김재범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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