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淵'이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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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기념물 제47호인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황근 자생지가 대나무 번식 등으로 생태계에 변이(變異)를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진 바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역시 제주도 기념물 제57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제주시 용연(龍淵)이 각종 쓰레기와 쌓인 모래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러한 사례들은 문화재 관리가 허술함을 말해 주는 것으로서 매우 안쓰럽기 짝이 없다.

용연은 영주12경에 들 만큼 맑은 호수와 주변 절경이 뛰어난 곳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선비들의 뱃놀이로 유명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 제주도가 기념물로 정해 보호하려는 뜻도 그러한 데서 연유했을 법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용연 보호와 거리감이 있다. 주변에는 시민.관광객들이 마시고 버린 음료수 깡통, 골판지 등 폐지, 심지어 헌 이불까지 널려 있었다고 한다.

호수와 이어진 용연포구에는 태풍 때마다 쌓이는 모래로 물흐름을 방해하고 있고 주위에는 부탄가스통과 갖가지 부유물이 떠다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 주변 절경이 돋보이고 호수가 깨끗할 리 있겠는가.

이에 대해 제주시 당국자는 “매일 용연 주변을 청소하고 있으나 야간에 이곳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으며, 용연 수질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당국자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매일 청소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있다면 우선 그들이 더 나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리 책임 청인 제주시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청소 등 깨끗한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제주시가 해야 할 일이지만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계도해야 할 당사자도 제주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질보호를 위한 대책도 이제야 검토할 것이 아니라 벌써 해결했어야 할 사안이다.

제주시는 용연을 지정 기념물답게 보호 관리하는 데 철저를 기해 더 이상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니 그보다도 옛 모습을 되살려 영주12경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물론 시민.관광객들도 용연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연을 손상시키는 일은 삼가야 한다.

천혜의 절경지요, 지정문화재인 이곳은 우리 공동의 귀중한 자산이다.
모두가 이를 아끼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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