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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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시험을 보는 한 반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커닝을 하기로 모의를 했다.
반에서 제일 똑똑한 반장이 답을 쓰면 그걸 모두 베끼기로 한 게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됐고 반장이 쓴 답을 뒤의 학생이 베끼고 학생들에게 답을 돌렸다.
시험이 끝나고 모두 의기 양양했는데 반장이 쓴 답만 정답이고 나머지는 모두 틀린 것으로 나왔다.
학생들이 베껴 쓴 답은 ‘1092’였는데 반장이 쓴 답은 ‘Log2’였던 것이다.
커닝 유머다.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인류역사에 시험이란 것이 시작되면서 커닝은 있어 왔고 지금도 그 기술만 달라졌을 뿐 거의 대동소이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20여 년전 학창시절에 즐겨 애용하던 책상에 예상답을 적어넣는 일이나 칠판에 답을 쓰고 지우면서 희미하게 흔적을 남기는 방법, 깨알 같은 글씨로 답을 적어 볼펜 등에 말아서 훔쳐보는 방법, 아예 시험 응시자를 바꾸는 대리시험 등이 지금도 커닝의 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조선시대에도 서당 시험을 볼 때 붓대통이나 두루마기 속에 ‘협서(狹書)’라는 소위 커닝페이퍼를 숨겨서 시험장에 들어가거나 오늘날 대리시험과 같은 ‘차시(次試)’라는 것이 있었다 한다.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는 첨단기기를 이용한 커닝기술도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 답을 알려주는 행위, PDA를 이용한 커닝 등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각 대학들이 시험때만 되면 커닝 방지를 위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커닝기술은 더욱 교묘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커닝에 대한 시각이다.

커닝을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커닝에 대해 죄의식을 갖거나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고 일종의 문화나 낭만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싶다.

하나 커닝은 분명코 정당치 못한 행동으로 언젠가는 그 행위로 인해 스스로 침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 사법연수원생이 커닝을 하다 들켜 정직을 받은 것은 단적인 예다.
그러기에 최근 한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커닝방지 캠페인은 신선한 충격으로 와닿는다.

수원에 있는 아주대학교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정직하게 공부해서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자’는 스티커를 붙인 노트를 나눠주고 커닝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담긴 ‘양심선언문’을 받고 있다는 게다.

일주일동안 나눠줄 것을 예상하고 준비한 3000권의 노트와 양심선언문 양식이 단 하루만에 동이 날 정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다.
설마 양심선언문까지 커닝해서 내지는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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