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기 대회와 프로 축구의 연고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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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기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제주일보가 주최하는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가 41회째 열린다.

올해에도 10개 초등학교, 6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팀이 참가하여 학교의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제주일보 백호기 축구대회는 긴 역사만큼 제주도의 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각 학교의 동문뿐만 아니라 전 도민이 관심을 갖는 도민의 축전으로 자리잡았다. 제주일보 백호기 축구대회가 제주 도민의 사랑을 받는 것은 재학생들의 다양한 응원전과 함께 각 학교의 동문들이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모교애로 뭉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경기는 관중이 출발점이며 동시에 최종 목적지이다. 관중은 자기가 응원하는 팀과 어떤 형태든 연결 고리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연고 의식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16개의 프로 축구팀이 있으며, 구단의 명칭은 연고 지역을 표시하여 제주 유나이티드, FC 서울, 전북 현대 등으로 되어 있다.

프로축구 구단의 연고지 제도는 정착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데 그 원인은 팀간, 지역간의 강력한 라이벌 의식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벌간의 경기는 상대방보다 ‘더 잘해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한·일전은 반드시 이겨야만 되는 투철한 국민 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처럼 한·일전이 애국심의 표출이라면 지역 연고제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애향심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축구 경기의 역사를 짚어 보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의미가 확연해 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이벌 경기로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을 들 수 있다. 두 팀은 정치적인 이유로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는데,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장기 집권자 프랑코 총통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는 팀이며, 이에 대한 저항 세력으로 바르셀로나 주민이 뭉친 것이다.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박지성 선수가 있어서 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팀이 되었다. 맨체스터 시를 연고지로 하는 팀은 2개가 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상층 계층이 중심이고, 맨체스터 시티팀은 철도 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결성된 팀이다.

종교가 배경이 된 라이벌로는 스코틀랜드의 셀틱과 레인저스가 있다. 셀틱의 서포터즈는 아일랜드계의 카톨릭 신자가 대부분이며, 이에 반해 레인저스는 개신교 신자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축구 경기는 지역(보다 정확하게는 주민, 홈 관중)의 사랑과 함께하는 ‘동네 축구’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프로 경기는 지역간의 경쟁 의식이 강해지고 뚜렷한 라이벌이 형성될수록 재미있어지고 발전하는 것이다.

명문 구단으로 불리기에는 여러 가지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는데, 무엇보다 경기력과 관중은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항목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작년에 K-리그 준우승을 달성하여 경기력에서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으며 K-리그 홈 경기는 20경기 무패로 국내 기록 23경기에 바짝 다가서 있다.

그러나 관중 측면에서는 경기당 평균 5000여 명으로 전체 평균 1만2000여 명에도 크게 뒤 떨어진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금년에 ‘경기 리콜(recall)제’를 시행하여 패한 경기의 관중에게는 다음 경기에 무료 입장토록 하여 더욱 재미있는 축구, 행복을 드리는 축구를 하도록 노력하고있다.

‘행복한 삼다 축구’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람이 더 해지고, 제주도 경기가 ‘원정팀(육지팀)의 무덤’이 되면, 제주 유나이티드가 빠른 시일내에 제주의 자랑인 명문 구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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