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에서 제주다움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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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의 향후 10년간 미래 청사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추진사업 등을 담은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012~2021년)’의 밑그림이 나왔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해 수립되는 최상위 법정계획이라는 점에서 그 비중과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지자체간 치열해지는 투자 유치 경쟁과 FTA(자유무역협정) 가속화 및 시장 개방화, 성장력이 약화되는 지역경제 체질 개선 과제 등을 감안할 때 이번 2차 종합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용역을 맡은 삼성경제연구소와 제주발전연구원이 중간 보고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안)’ 내용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계획안은 현재 7조7000억원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오는 2021년까지 20조8000억원으로 2.7배 성장시키고, 인구도 70만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 지표로 설정했다.

계획안은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카지노와 쇼핑몰, 컨벤션시설, 테마파크, 숙박시설 등을 집적화한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민간 주도형 신공항 건설’, ‘뷰티케어빌리지 조성’, ‘제주투자은행 설립’ 등의 8대 전략사업을 제안했다.

문제는 이들 전략사업이 내용에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가 하면 제주만의 독특한 차별성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중국 중상층을 겨냥한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는 싱가포르의 카지노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형 종합리조트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뷰티케어빌리지 조성’도 성형.건강검진 또는 명상.요가 등의 태국 의료관광 컨셉을 포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민간 주도형 신공항 건설’은 국가 및 지자체 정책과 상충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실 이들 전략사업은 굳이 제주가 아닌, 경제자유구역 등 다른 시.도에서도 충분히 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지리적 여건과 경제인구 규모가 적은 제주로서는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 면에서는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

더욱이 제주도의 의지 만으로 이들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투자 유치 등을 위한 특별자치도의 규제 완화 특례가 전국화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상황은 더욱 어둡다.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을 돌아볼 때 현재와 미래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제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분명 싱가포르와 홍콩, 중국 상하이, 중동 두바이 등의 도시형 국제자유도시에 비해 토양과 체제 등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제주만의 특화된 모델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새로운 지향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안)은 다른 도시형 국제자유도시에서 추진하는 개발사업을 망라하는 ‘계획을 위한 계획’에 그치고 있지 않은지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제주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도시형 국제자유도시의 막대한 자본으로 살 수 없는 ‘제주다움’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이 같은 제주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지향점과 함께 제주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략사업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제자유도시에 제주의 색깔을 칠할 때 도민들의 체감지수도 분명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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