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야구 100년, 제주고 기십 살리자
제주야구 100년, 제주고 기십 살리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한광문 제주특별자치도 야구연합회장
제주도에는 얼마나 많은 야구팀이 있을까?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해 봄직한 얘기다. 특히 프로야구 시즌이 왔기 때문에 이런 궁금증은 더 할 수 있다. 현재 제주도에는 초등부 2개 팀, 중,고등부 각1개 팀, 대학부 3개 팀, 리틀 야구 2개 팀, 생활야구 70개 팀이 있다는 게 단답형의 답변이다. 각종 전국대회에 지역 대표로 참가하여 아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제주야구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야구는 1910년대에 보급되었으니 어느덧 100년 줄에 들어섰다. 1905년에 질레트 선교사에 의해 우리나라에 야구가 보급되었으니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그리 늦지 않는 편이다. 특히 1905년 창단되었던 평양숭실학교 야구부가 우리나라 시초인데 이 팀에 제주출신인 김대봉 선수가 포수를 맡아 선전하였고 1년 후배인 좌달육은 축구와 야구를 오가며 만능 스포츠맨으로서 제주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이러한 유학생들이 졸업하고 제주에 오면서 제주에도 야구가 보급 되었고, 용진회와 제주농업학교 출신 팀, 제주북교 OB팀 등 토종 팀이 창단되는 동기부여를 했다. 제주야구는 1960년대 들어서면서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게 되는데 당시 제주시내 모든 고교가 야구팀을 창단함을 물론 제주인 최초로 일본 갑자원(고시엔) 대회에서 활약 했던 오대옥 선생이 초,중등 야구부 신설에 많은 노력과 업적을 세웠다.

금년 30년을 맞는 한국프로야구에 롯데 강민호, 김문호, 고원준을 포함 총 20명이 넘는 선수들이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에서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13승 무패의 깨지지 않는 기록을 달성한 오봉옥 선수의 뒤를 이어 험한 프로 세계에서 나름 제주인의 명맥과 위상을 높여 가고 있는 것이다. 프로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제주출신들은 한마디로 “깡”이 있다고, 지난달 제주에서 3년 만에 열린 시범경기에 만원사례를 이룬 것은 이들의 깡에 대한 도민의 관심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제주도야구협회 오성환 회장은 프로야구 정규 리그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한다고 한다. 시범경기에 몰린 관중을 보고 고무된 것도 사실이지만 스포츠를 통한 도민화합의 속내도 있는 것 같다. 항상 따라 다니던 야구 불모지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지금이 제주야구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전기로 삼기 위한 몸부림 일 수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야구 주말리그를 시행하고 있다. 4월 2일부터 시작한 리그전은 8월까지 이어지는데 제주도는 경상권에 속해 경상권 지역 팀과 예선전을 거치게 되었는데 여기에 참가 하고 있는 제주고등학교 팀은 지난 첫 경기에서 경남고에 비록 0-3으로 지기는 했지만 선전했다. 또한 9일 오후 2시 제주시 오라구장에서 펼쳐졌던 고교야구 주말리그 제주고와 울산공고와 경기에서도 비록 0-7로 석패하기 했지만, 제주고는 매년 전국대회 8강의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어서 상대가 어느 팀이던 제주고와 만나는 것을 꺼리며 부담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금년 처음으로 시행되는 주말 리그제 본선에 들기 위해서는 최소 3승3패를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제주고 입장에서는 홈경기에서 울산공고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 16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 오라구장에서 열리는 부산고와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지난 시범경기 때 보여준 도민들의 열기와 야구에 대한 애정을 16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제주고의 첫 승은 반드시 이곳 오라구장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보다 야구 역사가 앞선 제주야구가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관심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초,중고를 졸업하는 야구선수들이 제주고로 진학 할 수 있도록 하는 야구 학부모들의 과감한 결단이 반드시 더해져야 할 것이다. 제주야구 100년은 도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권리와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