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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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 곳곳에서 민속놀이 한마당이 예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초에 여자들이 많이 하는 놀이로서 ‘널뛰기’가 있다.

긴 널빤지의 중간을 괴어 놓고 양쪽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번갈아 뛰는 동작을 말한다.

전하는 바로는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때에, 담장 밖의 세상풍경과 남자를 몰래 보기 위해 높이 오르는 놀이를 창안했다 한다.

‘정초에 널을 뛰지 않으면 발에 가시가 박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 놀이였다.

처녀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도 아기를 낳지 못한다는 속신(俗信)도 있었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운동부족에서 오는 여러 질병을 막기 위한 건강요법인 셈이었다.

이처럼 널뛰기는 여성들의 활달한 기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명절은 ‘노동절’이다.

많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명절 연휴 부엌일에 대한 과부하가 여전하다.

이맘때면 신문과 방송은 공통된 기획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명절 증후군’이니 ‘명절 스트레스’니 하는 제목으로 여성들의 고통을 전해준다.

그러면서 해결책으로 노동의 분담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명절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는 없다.

여성들은 정작 남성중심의 명절문화에 대한 소외감 문제를 더 중요하게 지적한다.

이 문제가 단순히 남녀간 노동 분담을 공평히 한다고 해서 해소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올해도 명절문화 개선을 위한 갖가지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남성 최고위원들까지 주황색 앞치마를 두르고 ‘평등 명절 만들기’에 나섰다.

이들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가부장적 문화는 ‘암탉이 울어야 알을 낳고 집안도 흥하게 된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평등 명절 7가지 약속’을 내세우고 있다.

가족 모두가 즐거워야 조상도 즐거운 것이 아니냐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포탈사이트 ‘아줌마닷컴’은 ‘2005 즐거워라, 우리명절 캠페인’을 실시중이다.

장보기나 심부름 등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눠 하자는 운동이다.

명절문화 개선을 통해 남녀 차별 없는 평등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인 것이다.

이에 참여자가 늘고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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