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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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자연의 일부이다. 따라서 내 몸이 자연스러워야 내가 편안하고, 편해야 진정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일찍이 노자는 “발끝으로 서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가랑이를 크게 벌려 걷는 자는 멀리 가지 못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자연스런 것이 좋지 지나치게 억지부리는 것은 좋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자연스런 몸을 그대로 놓아두지 않는다.
그들의 외모를 가꾸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고, 육체에 대한 숭배는 광기에 가깝다.

몸에 좋다면 남성들은 사족을 못 쓰고, 미모를 위해서라면 여성들은 어떤 고통도 감내한다.
불필요한 성형수술, 고통스런 다이어트, 미용화장품의 과소비, 그리고 인터넷에 넘쳐나는 왜곡된 성에 대한 정보들….

성형수술을 한다고 바비(Barbie)인형이 될 수 없고, 비아그라를 먹는다고 변강쇠가 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미인산업가들은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정하여 놓고 끊임없이 유혹하고, 섹스산업가들은 성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면서 인간성 자체를 파괴한다.

그들에게 인간은 없다. 그들에게 육체와 성(性)은 단지 하나의 돈줄일 따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화되지 않는 것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것과 일상적인 것은 돈이 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런 아름다움과 일상 속의 아름다움은 더 이상 아름다움이 될 수 없었다.

그동안 아름다움은 너무 먼 곳에 있었다. 다시 말해서 아름다움은 화려한 무대와 화려한 조명 속에만 있었다. 돈이 없으면 예술을 할 수도 없었고 즐길 수도 없었다.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인간의 자리로 되돌려놓을 수는 없는가.

이번 가을에 그에 대한 두 가지 가능성을 보았다. 하나는 세종갤러리에서 열렸던 ‘주재환 특별전’이고, 다른 하나는 테러J 공연기획이 주최한 ‘제주거리예술제’다.

주재환은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사랑이요 깨어 있는 미적 감수성이지, 돈이 아니라는 것을 통렬하게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돈 없이도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큰 돈 없이도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데도 큰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테러J의 거리예술제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예술인들의 연대야말로 상업화된 예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번 거리예술제는 돈이 개입되지 않았을 때 한층 더 신명이 나고, 그래야 보는 이와 보여주는 이가 하나가 될 수 있음을 깨우쳐 주었다.

이번에 수눌음 정신으로 무료 출연해서 마임과 춤을 보여주고 연주를 들려준 예술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들이 계속 정진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지나가는 구름, 밀려오는 안개, 이름모를 들꽃, 어쩌다 마주친 할머니의 주름살, 길가다 밟히는 비닐봉지, 지하실에 놓아둔 곰팡이 슨 액자, 포장하다 남은 노끈마저 아름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연 속의 아름다움과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되찾아야 한다.

존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그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즐거우리라.을 지출한다면 세금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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