洋弓은 되고 國弓은 안 되고
洋弓은 되고 國弓은 안 되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사람들의 잔치다.
아시아 사람이 아니면 세계 어떤 나라 사람도 참가할 수 없는 대회다.

그런데 이런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사람들이 겨루는 스포츠 종목이란 것을 살펴보면 대부분 아시아의 전통 스포츠가 아니라 서양사람들의 스포츠다.

38개 종목 가운데 아시아 사람의 경기는 유도.태권도.공수도.세팍타크로.우슈.정구.카바디 등 7개 종목밖에 되지 않는다.
아시아인의 잔치라면서 이 얼마나 비주체적인 대회인가.

운동경기도 그 기원과 유래가 민족의 전통과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대부분 비아시아 종목으로 치르는 아시안게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아시아에 전통 스포츠가 없었다면 모를까.

서양사람들의 규격으로 정해진 종목을 놓고 겨루고 춤추는 아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우습기 짝이 없다.
왜 서양사람들의 양궁(洋弓)은 경기종목이 되고 왜 우리의 국궁(國弓)은 안 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부터 동쪽의 활 잘 쏘는 사람들이라고 동이족(東夷族)으로 불렸던 민족이다.
그런 우리 민족이 서양 활을 겨루며 일희일비하고 있으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아시아에는 당장 국제경기로 가꿀 수 있는 전통경기가 많다.
우리나라 씨름은 당장이라도 국제경기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굴러서 높이 날기를 겨루는 그네를 국제경기종목으로 키우면 어떨까.
또 반동으로 높이 오르기를 겨루는 널뛰기는 어떨까.

아시아인들의 활쏘기와 국궁이 그러하듯, 아시아의 여러 전통 스포츠들은 서로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

고려시대 우리나라의 국기(國技)라 할 정도로 장려되었던 격구(擊毬)의 경우도 몽골.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크게 유행했던 종목이다.

이런 아시아 여러 나라의 전통 스포츠 가운데 공통성이 있는 것을 애써 되찾아 국제 규격화하고 아시안게임의 종목으로 채택해 나감으로써 서양색을 탈색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이 어제 폐막되었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회원국 44개국이 모두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대회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북한의 참가로 민족화합의 한마당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아시안게임을 밝혔던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취한 합화(合火) 성화도 이제 꺼졌다.

그러나 오는 11월 9일에는 제주에서 제83회 전국체전이 열린다.
민족화합의 성화가 제주에서 다시 타오르기를 기다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