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는 구성원들이 박수를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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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태 뮤자인 대표
▲ 서희태 뮤자인 대표.
서희태 뮤자인 대표(46)
학력: ▲부산대 음악학과 졸업 ▲헝가리 리스트음악원 성악과, 오페라과 수료 ▲오스트리아 빈 시립콘서바토리 성악과 석사 졸업 ▲러시아 모스크바 그네신음악원 성악과 박사과정 수료, 지휘과 석사과정 중
경력: 천안대.경성대.서라벌대.서울종합예술원 교수,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자, MBC미니시리즈 ‘베토벤바이러스’ 예술감독
저서: 서희태의 클래식 토크 ‘베토벤 바이러스’, 클래식경영콘서트


“지금은 사업에도 예술이 필요한 컬쳐노믹스(culturenomics) 시대다. 문화와 경제가 돈을 벌어주는 시대다. 클래식과 오페라를 제대로 이해하면 삶의 지혜와 경영이 보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회장 김대성.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와 KCTV 제주방송(회장 공성용),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공동 주관하는 ‘2011년도 제5기 제주시지역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7차 강좌가 지난 22일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클래식 경영콘서트’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날 강단에 선 서희태 뮤자인 대표는 클래식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클래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과 우리 사회에 접목시켜야 할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다음은 이날 강연의 주요 발표 요지.


# 클래식= ‘묵은지’다
보통 사람들은 클래식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클래식은 나와 동떨어진 것 같지만 전화 통화 연결음도 클래식이다. 제목을 모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멜로디는 알고 있다. 하물며 청소 차량이 후진할 때 나오는 음악도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다.
그렇다면 클래식은 무엇이냐. 어떤 사람들은 대중 음악과 반대되는 음악을 클래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과거 대중의 음악이 클래식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50년 전인 1750~1820년까지 유럽의 음악사상을 클래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시대 있었던 음악들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것이 클래식이다. 그러나 이 시대 음악이 다 오느냐. 그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클래식을 규정할 때 ‘클래식은 김치’라고 한다.
김치는 대중의 음식이다. 특히 겉절이와 묵은지의 차이는 무엇이냐. 숙성도도 틀린 답은 아니지만 양념의 양이다.
겉절이는 벌겋게 양념이 돼 있고, 묵은지는 최소한의 양념만 한다. 묵은지를 숙성시킬 때 양념을 많이 하게 되면 살이 물러서 썩어버리기 때문이다.
고전시대 음악가는 대부분 평민이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은 모두 평민이다.
그런데 안토니오 살리에리라는 귀족 음악가가 있었다.
이 살리에리라는 사람은 지금으로 따지면 문화체육부장관쯤 되는 직책을 가진 황실의 음악가였다.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는 마리아 테레지아가 통치를 했는데, 마리아 테레지아에게는 자녀가 16명이 있었다. 그래서 자녀가 태어날 때, 생일을 맞을 때, 결혼을 할 때 파티가 많았다. 이 때마다 수많은 작곡을 담당한 것이 살리에리였다.
그러나 지금 살리에리의 곡은 들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대중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를 보자.
돈 조반니는 스페인의 호색 귀족으로 국적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1000명이 넘는 여자들을 데리고 잠을 잔 남봉꾼으로 결국 지옥에 빠져서 죽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내용은 귀족들이 좋아하지 않지만 평민들이 재미있게 보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더 권유하도록 하면서 ‘앵콜’을 탄생시켰고 250회 이상 앵콜이 이어졌고 지금도 이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남은 소수의 음악이 클래식이다.
대중에게 인기를 받고, 끝까지 사랑을 받은 음악, 이것이 클래식이다. 그래서 클래식은 김치다. 그것도 묵은지다.


# 클래식의 ‘놀라운 효과’
클래식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한다.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36명의 학생의 IQ 테스트를 하기 전에 18명씩 나눠서 한 그룹에게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주고 다른 그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기해 있다가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학생들의 IQ가 평균 9점 높게 나왔다. 캘리포니아대학은 이 결과를 네이쳐지에 게재하면서 논문의 제목을 ‘모차르트 효과’라고 했다. 그 다음 ‘모차르트 태교음악’이 나왔다. 이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다.
2005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은 미국 정치.경제.사회 리더들의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를 주제로 연구를 했다. 답은 ‘음악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다’였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섹스폰을 연주해서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닉슨 대통령도 피아노를연주했다. 미국의 정부 국무장관 곤돌리자 라이스라는 흑인 여성은 피아노과를 나왔다. 26살 스탠퍼드 대학의 부총장까지 한 인재다. 지금은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많은 기금을 모아서 자선 단체를 돕는다.
더 중요한 것은 2009년 11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의과대학 산부인과 드로르 만델 박사팀의 논문이다.
칠삭둥이, 팔삭둥이와 같은 조산아, 미성숙아, 저체중 아동이 태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태아들은 엄마 뱃속에서 다이어트를 한다. 활동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이 안 찐다. 그래서 저체중에 미성숙한 채로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만델 박사팀은 이런 아동들을 임신한 산모들에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줬더니 13%가 정상아로 태어났다.
평생을 불구자로 지내야 하는 13%가 정상화됐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만델 박사에게 왜 하필 모차르트의 음악이었는지 물었다.
만델 박사는 ‘나는 음악가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모차르트 음악은 자주 반복이 돼서 이 음악을 듣는 산모와 태아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 것 같다. 그래서 운동량을 줄이고 아이가 살이 쪄서 정상 아동으로 태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것이 음악의 비밀이다.
가정에 산만한 아동들이 있다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려줘라. 아이들이 변하게 돼 있다.

▲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7차 강좌가 지난 22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서희태 뮤자인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다. <고기철 기자>



# 오케스트라의 리더십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심포니오케스트라는 함께 연주한다는 말이다. 오케스트라에는 각양 각색의 사람이 많다.
우리 단원 중 한 명은 꼭 고무신만 신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머리를 노랗게 하고 다닌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오케스트라인데, 연주를 시작했다 하면 아름다운 하모니가 된다.
며칠 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했다. 브르크너 교향곡 7번을 연주했다. 이 교향곡 7번의 연주 시간은 75분이다.
75분간 심벌즈 연주가는 딱 3번 연주했다. 그렇다고 바이올린 연주자와 심벌즈 연주자가 다른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수 백 개 음표 가운데 수 백 개를 틀려도 관중들이 잘 모른다. 그러나 심벌즈 연주가는 3번의 연주 기회 중 한 번만 잘못하면 큰 일이 난다. 그 압박이 굉장히 심하다.
만날 노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발에 땀 나도록 뛰는 사람이 있다. 회사의 영업 직원이 그렇다. 그런데 회사의 사장은 이름도 모른다. 기획실에 있는 사람은 1년에 성과 하나만 내도 이름을 불러주고 포상금도 준다. 그런데 이것을 잘 이해시키는 사람이 회사의 사장이다.
심벌즈와 바이올린의 역할을 이해시키는 것이 지휘자다. 바이올린도 있어야 하고 타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도 있어야 오케스트라가 된다.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좋은 리더는 자기가 박수 받는 사람이 아니다. 연주자와 단원들이, 혹은 직원들이 박수를 받게 하는 사람이 좋은 리더다. 그리고 그 찬사는 다시 그 리더에게 돌아온다.
단원들이 귀를 열고 서로 들으면서 연주하는 것이 오케스트라다.
좋은 지도자는 단원들끼리 사람들끼리, 직원들끼리 서로 소통하게 하는 사람이다.
화합이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을 잘 연결시키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 생각을 가지고 원하는 목표를 이뤄내는 사람이 화합의 지도자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노조 때문 힘들어 한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리더는 그런 다른 생각, 삐딱한 생각도 화합시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리더다.
김대영 기자
kimdy@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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