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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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경기는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다.
인간이 달릴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 마라톤이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2)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1위로 골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인간 승리’, 그를 두고 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수줍은 듯 살짝 웃는 그의 미소는 아직도 소년이다.
앳되고 연약해 보이는 몸매에서 어떻게 용수철 같은 힘이 솟구치는 것일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사람을 일컬어 영웅이라 한다. 이봉주, 그는 분명 이 시대 영웅이다.

마라톤은 탄생 유래에서 보듯 고도의 인내심과 지구력, 극기심을 요구한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한 용사가 전쟁터인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단숨에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쓰러져 죽었다.

그리스 동북방에 위치한 외진마을 마라톤은 아테네에서 32㎞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의 마라톤 풀코스 42.195㎞에 비하면 10㎞가 뒤진 거리다.
이 코스를 단 한 번 달린 용사가 숨을 거둔 것이다.
마라톤이 얼마나 힘든 운동인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마라토너의 전성기는 보통 풀코스를 5~10번 도전할 때라고 하는데, 이봉주는 이번 대회로 28회 완주했을 뿐 아니라 우승까지 했다.
경기 도중 기권도 지난해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빼고는 없다.

세계적인 마라토너들도 풀코스 출전 15회가 넘으면 쇠퇴기에 접어든다는데 그는 아직도 자신감에 넘쳐 있다.
정말 불가사의한 정신력과 체력이다.

이봉주는 다른 마라토너들이 갖지 못한 근성을 지녔다.
바로 오뚝이 같은 정신력과 끊임없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다.

아마도 이런 것이 없었다면 신혼의 단꿈을 접은 지난 4개월간의 고통스런 훈련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혹시 시련이 컸던 지난해 에드먼턴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고통은 인간의 위대한 교사’라고 말했다. 고통의 숨결 속에서 인간의 영혼은 발육된다는 것이다.
이봉주에게 딱 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봉주, 그에겐 아직도 꿈이 있다.
각종 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우승했지만 올림픽에서는 준우승밖에 못했다.

바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그의 남은 꿈이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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