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영재교육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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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지식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지식은 물론 품성과 체력을 길러주는 곳이다. 공부만 잘한다고 민주시민의 인격과 인품이 갖춰지는 게 아니다.

원래 초.중.고교 교육은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기초적 교양을 길러주는 기능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본래의 기능보다 상급학교 진학지도를 전담하는 학교가 돼버린 지 이미 오래다.

물론 그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학교 교육이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든 국가 교육정책에 기인한다.

이를 테면,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독서에 할애하고 싶어도 입시공부 때문에 생각에 그칠 뿐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학교의 기능이 살아 있기에 민주시민의 교양과 자질을 갖춘 많은 젊은이들이 배출되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을 과소 평가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최근 일부 초.중학교 학부모들의 영재(英才) 과외 열풍은 학교 교육과정에 어긋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물론 영재성이 발견될 경우 중학교 1~2학년 과정에서 고교에 진학시키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영재성이 없는 학생을 영재로 키우기 위해 무리한 공부를 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영재란 스스로 길러지는 것이지 고액 과외 등 억지로 공부시킨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무턱대고 영재교육에 집착하다 공부도, 인성마저 뒤떨어지는 자녀로 키워선 안 될 일이다.

진짜 재능과 지능이 뛰어난 영재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초등학생들의 중학교 2~3학년 영어.수학 수강이 가능하겠는가.

남이 하니까 나도 영재교육을 시켜 중학교를 조기 졸업시키겠다는 학부모들의 과욕은 자제돼야 한다.

‘혹시나’ 하는 요행을 바라고 스스로 개척해 나갈 자녀들의 미래를 그르치게 하는 어리석음을 자초해선 안 된다.

자녀들을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 고교에 입학시키려는 일부 학부모들의 깊은 뜻 역시 이해할 만하다.
일단 원하는 대학 진학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학원 토플 강좌를 시키고 중학교 2~3학년 영어.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절대 무리다.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고 본다.

수준에 맞지 않는 과외 공부를 강요하다 자칫 학습 의욕마저 떨어질 경우 뒷감당이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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